[뉴밀레니엄 뉴라이프]식생활/퓨전푸드로 수천가지 맛 즐긴다

  • 입력 1999년 12월 5일 19시 56분


미래에도 ‘먹는 즐거움’은 남을까.

미래세계를 다룬 영화에는 음식을 만들고 차리고 먹는 과정이 사라지고 ‘비타민 알약’이나 ‘단백질 파우더’ 등으로 간단히 식사를 끝내는 장면이 나온다.

이런 ‘초간편 식품’은 이미 초보 단계에 들어서 있다. 각종 영양분을 농축시킨 초콜릿 등 우주비행사를 위한 우주식(宇宙食)이 그 예다. 만약 이런 우주식이 보편화된다면 하루 세끼 식사는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많은 미래 예측가들은 알약식사는 우주여행 출장 다이어트 등 불가피한 경우에나 이용될 뿐 ‘먹는 즐거움’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미래에는 퓨전푸드가 보편화돼 수천 가지의 ‘새로운 맛’을 즐기게 될 것이라고 미국 일간지 유에스에이투데이가 최근 밀레니엄 특집에서 예측했다.

식품학자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미래 식생활의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자연음식(organic food)에 대한 선호 추세다.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면서 사람들은 자연상태에서 생산된 식품을 찾게 된다는 것.

자연식품공급업체인 프레시필드의 로브 트와이만 사장은 “더 많은 소비자들이 유전자조작은 물론 농약조차 사용하지 않은 무공해 자연식품을 찾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무공해 자연식품은 미국 전체 식품시장의 2%에 불과하지만 매년 15∼20%씩 급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또 다른 예측도 낳는다. 세계환경감시단체인 월드워치는 2015년에는 8억명이 기아에 허덕일 것으로 추정했다. 2050년에는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물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이 때문에 유전자조작 기술이야말로 60년대 ‘녹색혁명’에 버금가는 획기적인 기술로 식량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환경문제가 심각해져 인류는 더 이상 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쇠고기 1㎏을 얻기 위해서는 7㎏의 사료가 필요하고 이 사료를 만드는 데는 7000㎏에 해당하는 물이 들어간다. 햄버거를 한개 덜 먹으면 40회 샤워할 수 있는 물이 절약된다는 얘기다. 그래서 앞으로는 ‘두부 스테이크’나 고기맛이 나도록 유전자 조작된 나물이 식탁에 오르게 될지도 모른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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