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월마트가 점포를 두고 있는 마을 가운데 인터넷 서비스가 정착된 마을은 절반이 넘는 60% 가량이다. 인터넷 서비스업체 아메리카 온라인(AOL)은 이 점을 노려 16일 월마트와 마케팅 제휴를 맺었다.
인터넷과 AOL에 생소한 40%의 마을을 제외하더라도 AOL로서는 엄청난 규모의 유통망을 힘들이지 않고 확보한 셈이다. 월마트는 전세계 매장에서 AOL의 온라인 소프트웨어를 배포해 주기로 했다.
이번 제휴는 월마트로서도 환영할만한 일. AOL로부터 인터넷 관련 기술을 제공받는 것은 물론 2000만명에 이르는 AOL의 가입자에게 자사의 제품을 선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 최근호는 두 업체의 결합을 ‘브릭(brick:벽돌)과 클릭(click)의 결합’이라고 표현했다. ‘벽돌’로 지어진 유형의 유통업체와 마우스 클릭으로 대표되는 무형의 인터넷 업체의 결합을 빗댄 표현이다.
‘브릭과 클릭의 짝짓기’는 최근 양쪽 업계의 화두. AOL이 월마트와 손잡는 동안 야후는 K마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에 2억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전문가들은 “양쪽에 모두 윈윈(Win―Win)이 되는 제휴”라고 평가한다. 인터넷업체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소프트웨어 배포선을 확보해 오프라인상에서도 브랜드와 서비스를 알릴 수 있다는 점을 크게 꼽는다.
유통업체의 고객을 새 가입자로 끌어들일 수도 있다. AOL의 로버트 피트만회장은 “소매점포는 가입자 확보에 큰 도움이 되는 채널”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체로서는 인터넷업체와의 연계로 자사의 전자상거래 수준을 몇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
인터넷 업체들의 사이트에서 제휴 유통업체들의 제품을 광고하거나 해당 업체의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링크해주기 때문에 직접적인 판매증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야후코리아가 전자랜드21 신세계아이앤씨 등 유통업체들과 제휴해 야후코리아 사이트에 공동 쇼핑몰을 개설했고 LG홈쇼핑은 천리안과 마케팅 제휴를 하는 등 ‘짝짓기’가 시작됐다. 이른바 ‘인터넷업체는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유통업체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추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