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사이트서 고사 지내요…포스데이터, 안전기원제

  • 입력 1999년 12월 26일 21시 23분


기원제마저 사이버공간속으로 들어왔다.

포항제철 계열 시스템통합(SI)회사인 포스데이터는 최근 포항 및 광양제철소의 주전산기 교체를 기념해 사이버 안전기원제를 국내최초로 도입했다. 원래 기원제는 건물을 짓거나 장비를 도입할 때 돼지머리와 시루떡 등을 차려놓고 안전을 기원하는 행사.

새로 설치한 주전산기가 아무런 말썽없이 원활하게 작동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개설된 안전기원제 웹사이트(www.posdata.co.kr/host)는 장소만 사이버공간일 뿐 전통적인 기원제의 구색을 모두 갖췄다.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중앙에 돼지머리와 시루떡, 과일 등이 놓인 상이 차려져 있으며 가상참가자 앞에는 술주전자와 잔이 놓여있다. 먼저 ‘헌주’버튼을 클릭하면 술잔이 제삿상에 올려진다. 다음은 절. 두번의 큰절을 한 뒤 ‘복돈’을 선택하면 주머니에서 2만원이 빠져나가 돼지머리에 꽂힌다. 돈을 먹은 돼지머리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방명록에 축하메시지를 남길 수도 있다.

사이버 안전기원제는 참석을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고 적지않은 복돈을 바쳐야 하는 시간적·금전적 부담을 덜어주자는 발상에서 시작된 아이디어. 포스데이터 관계자는 “예전방식대로 기원제를 치뤘다면 수백만원대의 비용이 들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있을 모든 기원제를 사이버공간에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사이버 안전기원제는 21일 시작돼 올해말까지 계속될 예정. 형식에 치우친 안전기원제를 대신할 대안을 모색하는 기업이라면 한번쯤 시도해볼 만하다. 사이버 기원제가 인터넷혁명 시대의 새로운 기업문화로 자리잡을지는 아직 미지수.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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