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감옥-정신병원도 'Y2K' 비상

  • 입력 1999년 12월 30일 19시 22분


‘사람이건 동물이건 위험하면 일단 가둬라.’

Y2K문제 때문에 오클랜드 동물원의 동물들이 난데없이 갑갑한 신세가 됐다.

평소처럼 바깥쪽 우리에 나와 뛰어놀지 못하고 조그마한 안쪽 우리에 갇히는 신세가 된 것. 꼼짝 못하게 된 동물은 주로 사자같은 맹수들. 전기로 작동되는 바깥 우리 펜스가 Y2K문제로 작동되지 않아 맹수가 뛰쳐나올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문단속’을 철저히 해야 할 곳은 또 있다. 바로 감옥. 뉴질랜드 정부 관계자는 “모든 감옥의 문은 컴퓨터로 자동 제어되지만 비상시엔 수동으로도 작동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걱정없다”고 장담하고 있다. 교도소측은 그러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 발전계획을 수립하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정신병원도 요주의 시설. 오클랜드의 정신병원 메이슨클리닉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자가발전기를 준비했지만 자가발전기까지 못쓰게 될 경우 4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를 비축해뒀다.

병원 책임자는 “환자들은 바깥 세상 사람들이 모두 축제 분위기에 젖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돌발행동을 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기스본(뉴질랜드)〓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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