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 임직원 200여명은 2일 서울 관악산과 인터넷PC게임방에서 21세기 첫 시무식을 가졌다. 사무실에 모여 최고경영자의 ‘그렇고 그런’ 얘기를 듣고 덕담을 나누는 기존 관행에서 벗어난 이유는 급변하는 새로운 경영환경에의 적응이 절실하기 때문. 에버랜드 관계자는 “뉴밀레니엄시대의 새로운 주역인 디지털세대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해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일부터 업무를 시작하는 LG전자도 디지털 시무식을 준비중이다. 구자홍(具滋洪)부회장의 간략한 신년사가 끝나면 팀별로 디지털미팅을 가질 예정. 국내영업본부는 대사없이 리듬과 비트로만 진행되는 전위예술 ‘난타’를 관람하기로 했으며 디스플레이사업본부는 새로운 각오와 더불어 디지털부품을 담는 타임캡슐 밀봉식을 갖는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30일부터 2일까지 3박4일간 금강산과 금강산관광선 봉래호에서 뉴밀레니엄 전략세미나를 갖고 시무식을 대신했다.
형식에 치우친 기존의 시무식에서 탈피하려는 ‘시무식 파괴’현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단순한 과거 관행의 거부가 아닌 시대상황에 맞춘 창조적 적응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