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3일 차세대 고속 메모리 반도체로 손꼽히는 288M 다이렉트 램버스D램 개발에 성공, 이달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삼성이 최고속 램버스D램 양산체제를 갖춤에 따라 D램업체들간의 치열한 각축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램버스D램은 전세계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 인텔사가 작년 처리속도를 크게 향상시킨 ‘카미노’라는 칩셋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열어 지난해 메모리시장의 1%를 차지하는 데 그쳤지만 금년에는 15%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이 개발한 288M 램버스D램은 머리카락 굵기(100㎛)의 약 600분의 1에 해당하는 회로선폭으로 0.17㎛의 초미세 공정 기술을 적용, 지금까지 개발된 램버스D램 가운데 최고의 집적도를 실현했다. 처리속도는 1초에 200자 원고지 25만장 분량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초고속이다.
삼성은 이번 양산에 들어가는 램버스D램을 주로 고성능 PC와 워크스테이션, 서버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삼성은 16개의 단품을 하나의 모듈로 구성한 576M바이트 램버스D램 모듈까지 개발, 현재 사용되는 PC나 워크스테이션에 적용되는 반도체의 대용량화를 앞당기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번 램버스D램 양산체제를 갖춤으로써 현재 전체 메모리반도체시장의 85%를 차지하는 싱크로너스D램 반도체를 램버스D램이 빠르게 대체해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램버스D램의 처리속도가 싱크로너스D램에 비해 8배나 빠르기 때문에 가격이 50% 정도 비싼 단점을 극복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램버스D램은 단품 단위로 용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적은 수의 단품을 사용해 높은 성능을 유지해야 하는 휴대용 정보통신 기기나 게임기 등의 제품에 점차 확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램버스D램의 올해 시장은 메모리반도체의 약 15%인 30억달러 규모이며 2001년에는 135억 달러, 2002년에는 D램 시장의 50%까지 점유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삼성은 이달부터 월 200만개의 램버스D램을 생산,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선점하면서 램버스D램으로의 메모리 반도체 세대 교체를 앞당길 계획이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