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현재 주식정보사이트인 팍스넷(paxnet.co.kr)에 기업별 주주 모임을 만들어 운영중인 동호회는 텔슨정보통신과 새롬기술 서울시스템 등 13개에 이른다. 소액주주들간에 정확한 기업정보를 공유하고 친목을 다지자는 게 일차적인 결성 목표.
이중 텔슨정보통신 등 일부 동호회의 경우 소액주주들이 친목도모 차원을 넘어 2∼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경영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주주들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동료 ‘개미’주주들로부터 위임장을 받고 있다.
텔슨정보통신 동호회장 최승조씨(29·ID 전문가)는 “일부 코스닥기업은 벤처재벌로 크면서 가족경영이나 내부거래 등을 감시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이번 주총에서는 시가배당과 투자자들이 혼란을 느끼는 회사이름 개명 등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텔슨정보통신 동호회는 이를 위해 24일부터 전국 지역별로 대표들을 정해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파악하고 있다. 동호회측은 “뜻을 같이하는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합치면 70만∼100만주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동호회원들은 주총에서 경영진의 독단경영이나 불성실 공시 등에 대응하거나 이사 해임 등을 요구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참여연대나 경실련 등에 문의한 뒤 다른 회원들이 볼 수 있도록 그 답변을 올리기도 한다.
새롬기술 주주인 소준호씨(29·ID 늘적중)도 회사가 신규 사업의 운영 방안 등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자 회사측의 불성실함을 따지기 위해 27일 주식을 모은다는 글을 올렸다. 불과 하루 만에 연락해온 주주들의 주식이 1만5000주를 넘었다.
워크아웃으로 감자 피해를 보게 된 대우전자 등 3개사의 소액주주들도 모임(antjuju.com)을 만들었다. 모임 관계자는 “주총에서 감자결의를 저지하기 위해 30% 이상의 지분을 모으는 중”이라며 “감자 결의가 통과되면 잘못된 재무제표를 작성한 회계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소액주주들이 해당 기업의 단기적인 주가상승을 위한 작전세력으로 변질하거나 적은 인력으로 운영되는 중소기업의 업무를 방해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텔슨정보통신 동호회 최씨는 “동호회활동은 주주와 회사에 모두 이익이 되는 윈윈 게임을 지향하는 게 목적”이라며 “단타 매매를 하는 투자자들은 스스로 동호회에서 탈퇴해주기를 바라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