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텔의 전자 민주주의]회사 CI, 게시판투표로 결정

  • 입력 2000년 2월 10일 19시 53분


PC통신업체 유니텔에선 최근 이색 투표가 벌어졌다. 다음달 삼성SDS로부터 분리 독립을 앞두고 회사의 기업이미지통합(CI) 작업과 직급 등을 임직원의 의견을 물어 결정한 것.

회사측은 지난달 27일 회사의 CI로 종합인터넷회사의 이미지를 전하는 안과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기업 문화를 반영한 안 등 두 가지를 사내게시판에 올려 의견을 물었다. 이 글은 이틀만에 총 900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관심이 집중됐다. 유니텔의 직원이 500명인 것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2회씩 글을 읽은 셈.

자유게시판에는 회사측이 제시한 안에 대해 “어디서 본 듯하다” “어색하다” 등 거침없는 비판을 비롯해 각양각색의 의견이 올랐다. 회사측은 더 많은 지지를 얻은 첫번째 안을 기본안으로 정하고 직원들의 지적 사항을 반영해 최종안을 확정키로 했다. 회사내의 직급과 호칭을 둘러싼 투표도 벌였다. 주임 전임 책임 등 현재 사용중인 직급 체계, 과장 대리 등 다른 업체와 비슷한 직급 체계, 아예 직급을 빼고 평등하게 ‘누구누구씨’로 부르자는 안 등을 놓고 투표를 벌여 두번째 안으로 확정했다.

유니텔 관계자는 “일방적인 상의하달식 문화는 양방향성이 특징인 인터넷시대, 특히 인터넷 기업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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