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최남단 마라도 서남쪽 150㎞에 위치한 이어도는 5m이상의 파도가 칠 때만 나타나는 암초. 따라서 옛날에는 ‘이어도를 보면 배가 난파한다’는 전설이 있는 등 공포와 신비의 대상이었다. 이 섬이 내년말이면 헬기장과 무인자동관측장비를 갖춘 255평 규모의 해양과학기지로 변신한다. 해양수산부는 이어도의 남측경사면 수심 40m지점에 모두 224억원을 투입해 과학기지를 건설하기로 하고 올 하반기부터 구조물 제작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수면 아래 40m, 수면 위 35m 높이의 과학기지가 건설되면 여기서 수집된 해양 및 기상자료가 인공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해양예보기관에 전달돼 어장 기상 해황 예보의 적중률을 높이고 해상교통 및 해상안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도 주변은 돌돔 붉바리 등 고급어종들이 서식하는 황금어장이며 중국 동남아 및 유럽으로 향하는 주항로가 인근을 통과하는 등 지정학적으로도 중요한 해역이다. 1900년 영국상선 소코트라호에 의해 처음 그 존재가 알려져 ‘소코트라 암초’로 불리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1984년 처음 실체가 확인되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