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내달초로 예정됐던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 공급업체 최종 입찰 결과 발표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사업 연기를 통보해옴에 따라 정보통신부와 삼성전자 등 관련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WTO 가입 제동에 반발▼
중국은 월스트리트저널 등 언론에 CDMA 입찰 연기 사실이 보도된 이후 한국 정부에 “내달 6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준비 관계로 중국을 방문키로 했던 남궁석(南宮晳) 전 정보통신부 장관의 방중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남궁 전 장관은 삼성전자가 최종후보로 참여하고 있는 중국 CDMA 입찰과 관련, 28일부터 1일까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해 중국의 고위 당국자들을 만날 예정이었다.
중국 정부는 갑작스러운 입찰 연기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 언론과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가입에 관한 지난해 11월 미국과 중국의 합의에 대해 미국 의회 등이 이의를 제기하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자 이에 대한 대응 ‘카드’로 CDMA 입찰 연기를 들고 나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올해 1100만 가입자 수용을 목표로 중국의 제2 이동통신 사업자인 중국 차이나유니컴이 진행중인 최종 입찰에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일본의 NEC, 스웨덴의 에릭슨뿐만 아니라 루슨트테크놀로지 노텔 모토로라 등 미국의 3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최종 입찰결과 발표 미뤄▼
그러나 정부나 삼성전자 등 관계자들은 중국의 입찰 연기가 CDMA 도입 자체를 포기하려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이동전화 가입자가 4200만명이었으나 올해에만 2500만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현재 사용중인 유럽의 GSM 방식으로는 기술적인 한계로 늘어나는 가입자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95년부터 CDMA 방식을 추진해왔기 때문.
▼장기적으론 수용 불가피▼
특히 차이나유니컴은 중국 전역에 CDMA 서비스를 실시하기에 앞서 루슨트테크놀로지(광저우) 모토로라(베이징) 노텔(시안) 삼성전자(상하이) 등 4개 업체를 시범 서비스 업체로 선정해 서비스 준비를 해왔으며 최근 CDMA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퀄컴사와 정식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부 및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따라 중국의 입찰 연기 배경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함께 향후 CDMA 입찰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서 집중 분석하고 있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