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광고단가도 초고속 상승…종량제 바꿔 최고40배

  • 입력 2000년 2월 28일 19시 51분


한 웹사이트 광고담당자 K씨는 올초 광고를 실어주던 한 업체로부터 계약을 갱신하자는 제의를 받았다. 1500만원을 내면 한달간 광고를 실어주던 ‘정액제’에서 기간 내에 목표했던 광고 노출횟수(임프레션)를 채우면 게재를 중단하는 ‘종량제’로 바꾸겠다는 것.

이런 조건으로 바꾸면 K씨의 회사광고비는 한달에 무려 3억6000만원으로 24배로 늘어나게 된다. K씨는 회사 경영진과 상의한 끝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이 조건을 수용하되 광고게재 시간을 4분의 1 정도로 대폭 줄여 한달에 8000만원어치만 광고하기로 했다. 이 조건으로 광고할 경우 어떤 기업은 광고비가 최고 40배나 오른다는 설명. 이에 대해 다음커뮤니케이션측은 “종전 광고단가가 너무 낮아 브랜드의 가치에 맞도록 현실화하는 것 뿐”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대형 인터넷 업체들이 광고단가를 올리는 것은 인터넷을 통해 광고를 하고 싶다는 업체가 급증하기 때문. 온라인 광고대행업체 디킴스커뮤니케이션 이시은 과장은 “5, 6월까지 예약이 꽉 차 있어 희망하는 사이트에 광고를 싣기가 힘들 정도”라며 “인터넷이 매체라는 사실을 광고주들이 깨닫기 시작하면서 이런 양상이 빚어졌다”고 해석했다.

인터넷광고 시장규모는 98년 433억원에서 지난해 800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커졌고 올해는 1350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시장의 80%를 야후코리아나 다음 등 회원수나 접속자수가 많은 20개 업체가 차지한다.

이런 유리한 입장을 활용해 야후코리아는 지난해 상반기 노출당 8원에서 하반기에 12원으로 광고단가를 올렸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올해초 5원에서 10원으로 인상했다. 또 ‘로테이션 배너’를 이용, 광고단가를 사실상 인상하는 사례도 있다. 일정기간 한 회사만 독점적으로 배너광고를 실어주던 것을 몇개 업체를 묶어 하나씩 돌아가며 배너광고로 보여주는 것으로 광고수익은 한꺼번에 몇 배나 늘어나게 된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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