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조건으로 바꾸면 K씨의 회사광고비는 한달에 무려 3억6000만원으로 24배로 늘어나게 된다. K씨는 회사 경영진과 상의한 끝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이 조건을 수용하되 광고게재 시간을 4분의 1 정도로 대폭 줄여 한달에 8000만원어치만 광고하기로 했다. 이 조건으로 광고할 경우 어떤 기업은 광고비가 최고 40배나 오른다는 설명. 이에 대해 다음커뮤니케이션측은 “종전 광고단가가 너무 낮아 브랜드의 가치에 맞도록 현실화하는 것 뿐”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대형 인터넷 업체들이 광고단가를 올리는 것은 인터넷을 통해 광고를 하고 싶다는 업체가 급증하기 때문. 온라인 광고대행업체 디킴스커뮤니케이션 이시은 과장은 “5, 6월까지 예약이 꽉 차 있어 희망하는 사이트에 광고를 싣기가 힘들 정도”라며 “인터넷이 매체라는 사실을 광고주들이 깨닫기 시작하면서 이런 양상이 빚어졌다”고 해석했다.
인터넷광고 시장규모는 98년 433억원에서 지난해 800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커졌고 올해는 1350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시장의 80%를 야후코리아나 다음 등 회원수나 접속자수가 많은 20개 업체가 차지한다.
이런 유리한 입장을 활용해 야후코리아는 지난해 상반기 노출당 8원에서 하반기에 12원으로 광고단가를 올렸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올해초 5원에서 10원으로 인상했다. 또 ‘로테이션 배너’를 이용, 광고단가를 사실상 인상하는 사례도 있다. 일정기간 한 회사만 독점적으로 배너광고를 실어주던 것을 몇개 업체를 묶어 하나씩 돌아가며 배너광고로 보여주는 것으로 광고수익은 한꺼번에 몇 배나 늘어나게 된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