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모임]하이텔 신입사원 모임 '667회'

  • 입력 2000년 3월 9일 19시 47분


망하는 기업은 똑똑한 사람들이 먼저 빠져나가고 흥하는 기업은 인재들이 스스로 찾아드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진리다. 인터넷 열풍을 타고 벤처기업에 우수한 인재가 몰려들면서 선배를 위협하는 ‘무서운 후배’들이 N세대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30명 모집에 2만명 이상이 지원해 667대 1의 엄청난 경쟁을 뚫고 1월말 입사한 한국통신하이텔 신입사원들. 667이라는 숫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엘리트만 골라 모은 하이텔 신입사원들의 다양한 배경 또한 그 자체가 높은 기업경쟁력으로 연결된다.

고액의 급여가 보장된 미국 직장을 포기하고 하이텔에 지원한 미국 명문대 출신, 폴란드와 네덜란드에서 세계화 첨병 역할을 담당해온 대기업 출신, 벤처에서 꿈을 키우다 새로운 기회를 찾아 회사를 바꾼 사람 등등.

하이텔 관계자는 “신입사원만 모집했는데도 합격자 중에는 벤처기업 출신과 대기업 출신이 단순 대졸자보다 많아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당초 모집인원 30명에 ‘아까운 인재가 너무 많다’는 회사 판단에 따라 9명이 더해져 모두 39명이 된 이들 신세대 사원들은 지난달 중순 서울 대학로에서 모여 ‘667회’라는 조직을 결성했다.

치열했던 입사 경쟁을 생각하며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최고의 사원들이 되자는 다짐의 뜻. 기획조정실에 배치된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대 출신의 석재연씨(26·여)는 “서로 자신이 꼴찌였을 것이라고 농담하면서 보이지 않는 경쟁심리를 불태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미 조직의 활력소로서 탄탄한 지위를 굳혔다. 팀별로 연수기간동안 밤잠을 줄여가며 고안해낸 e비즈니스 모델들이 콘텐츠 강화에 기여하고 있고 입사하자마자 미래의 사장을 꿈꾸며 사내 벤처 개발에 몰두하는 이들의 모습에 선배들도 적지않은 자극을 받고 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