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기술-네이버 합친다…6월께 합병 합의

  • 입력 2000년 3월 16일 19시 35분


㈜새롬기술(대표 오상수)과 네이버㈜(대표 이해진)가 합병한다.

이번 합병은 국내 인터넷기업간 M&A(기업인수합병)중 최대 규모.

양사는 16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두 회사를 합병하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는 양해각서를 교환했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 경영진은 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 “네이버는 새롬기술에 흡수돼 하나의 사업부문으로 들어가게 된다”며 “최종 합병은 양사 주주의 동의를 얻고 합병비율 등 세부사항에 대한 외부 평가기관의 실사를 거쳐 6월쯤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주 소각후 신주발행…오상수씨 대표 맡기로▼

오사장은 합병회사의 대표이사, 이사장은 네이버 사업부문장을 각각 맡게 된다.

양사는 구주를 소각한 뒤 새롬기술이 신주를 발행, 네이버의 시가총액에 해당하는 주식을 네이버에 교부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주식인수 인도 금액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으나 업계에서는 평가액이 최소한 5000억원 이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오사장은 “인터넷 무료서비스인 다이얼패드로 해외에서 인지도를 얻은 새롬기술과 강력한 검색엔진으로 국내 인터넷 포털에서 5위를 차지하며 기반을 갖춘 네이버가 합병하게 돼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다이얼패드의 가입자가 미국과 국내에서 600만명을 넘어선 새롬기술과 다양한 콘텐츠로 포털서비스를 지향하는 네이버의 합병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양사의 합병으로 국내 인터넷 업계에도 M&A(인수합병)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사장은 양사의 수익모델에 대해 “네이버는 쌍방향 통신이 가능한 새로운 매체로 굳건히 자리를 잡아 광고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전자상거래로 영역을 넓혀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고 다이얼패드도 미국에서 6월쯤이면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밝혔다.

김재환 새롬기술 재무담당 이사는 “현재 새롬기술의 시가총액은 4조3000억원을 오가고 있는데 네이버와의 합병으로 올해말 시장가치는 10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미국 창투회사들과의 협상과정이 남아있지만 새롬기술의 미국 현지법인이 올해말까지는 나스닥에 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과는 M&A 안해" 외국사 합병공세 대응▼

한편 오사장은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 추진설에 대해 “다음과는 조건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다”며 “다음과의 M&A는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사장은 갑작스런 네이버와의 합병이유에 대해 “소프트뱅크, 히까리통신 등이 1조원 가량의 자금을 동원해 동남아시장의 유망기업을 선점하려 해 이에 대항하기 위해 결정했다”며 “앞으로 새롬기술은 신생기업을 발굴해 키우는 홀딩컴퍼니로 변모시키겠다”고 밝혔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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