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사장 남용)의 2대 주주인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 피터 본필드 회장이 30일 극비리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BT 회장이 극비리에 방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최근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한솔M.com의 인수와 관련, 협상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거나 인수와 관련된 모종의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본필드 회장은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 30일부터 1, 2일 정도 투숙하기로 하고 예약을 마쳤으며 BT의 이사급 실무진은 22일 입국, 국내에 머물고 있다.
LG텔레콤과 한국통신프리텔은 지난해말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3위 사업자인 신세기통신을 주식 맞교환 방식으로 전격적으로 인수, 합병(M&A)하자 급속한 시장 점유율 하락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 사업자 선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5위사업자인 한솔M.com을 인수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독자적으로 IMT2000 사업자로 선정되기가 어려웠던 한솔M.com측은 1대 주주인 벨캐나다(BCI)와 3대 주주인 미국 AIG의 동의를 얻어 매각을 기정 사실화하고 한통프리텔 및 LG텔레콤과 인수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에 대해 LG그룹과 LG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BT이사진은 정기 이사회 관계로 입국했으며 본필드 회장의 입국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하고 “한솔M.com과 인수합병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LG텔레콤은 현재 LG그룹이 지분의 28%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며 BT는 지분 24%를 보유한 2대 주주로서 상임이사 2명을 LG텔레콤에 파견하고 있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
▼LG화재, 하나로통신株 매집▼
LG화재가 코스닥시장에서 하나로통신의 주식을 대거 매입, 다른 주주들과의 지분 차를 크게 벌리면서 경영권 장악에 나섰다. 이와 관련, 삼성과 현대 등 다른 주요 주주들이 반발하자 하나로통신이 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경영권의 ‘공개경쟁’을 추진해 사태의 추이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재는 이번 주 들어 코스닥에서 하나로통신의 주식 300만주(지분 1.3%)를 집중 매입했다. 이에 따라 LG의 하나로통신 지분은 데이콤(8.2%)과 그룹(6.9%) 등을 합쳐 총 16.4%로 늘어나 삼성(9.9%) 현대(8.7%) SK(8%)와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LG는 이와 함께 두루넷이 갖고 있는 하나로통신의 지분(5%)까지 추가 확보할 태세여서 경영권 장악 경쟁에서 기선을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삼성 현대 SK 등 주요 주주들은 “하나로통신을 설립할 당시 이면계약을 통해 지분 변동 때 주주간 사전 협의키로 한 약속을 위반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특히 현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추진할 경우 LG에만 유리할 수 있다며 유상증자에 반대하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금년 초고속망 서비스를 전국 60개 도시로 확대하기 위해 나스닥 상장과 유상증자를 통해 2조원 가량의 자금을 마련키로 했으나 주요 주주들이 유상증자를 반대할 경우 시설투자에 차질이 예상된다.
하나로통신은 이에 따라 23일부터 삼성전자 현대전자 SK텔레콤 등 주요주주와 잇따라 접촉, 2조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 경우 경영권을 둘러싼 대기업간 ‘공개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묵기자>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