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업계에 ‘전략적 동맹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온라인 기업의 업무협력 사업제휴 전략제휴 등 ‘동맹’을 맺는 행사에는 각 회사 대표가 4,5명씩 참석하는 것이 흔한 일이 되고 있다. 일부 행사에는 10여명에서 최대 20여명에 이르는 회사대표가 참석하는 등 ‘연합전선’의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조인트벤처 속속 등장▼
이들은 강한 연대감을 과시하기 위해 조인식이 끝난 뒤 사진촬영 때 반드시 ‘X자 형태’의 강강수월래식 포즈로 손을 맞잡는 것도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IMT2000㈜는 최근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IMT2000 핵심기술을 개발키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행사에 참석한 중소기업은 마니네트웍 소프트텔레웨어 등 7개 기업.
농협 신한은행 주택은행과 미래산업 소프트포럼 조이닷컴 등 6개 기업은 온라인을 통해 세금과 공과금을 납부할 수 있다는 정부 발표와 동시에 전자지불을 위한 조인트벤처 설립을 발표했다. “서비스를 선점하는 것이 온라인 서비스의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략제휴의 이유. 아직 뚜렷한 서비스 내용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전략적 제휴에 나섰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
지난달 ‘인터넷 생태계 네트워크’(eco-net)를 내세우며 출범한 한글과컴퓨터의 메가포털 ‘예카’의 경우 130여개 기업이 전략적으로 제휴해 최대 규모 ’동맹’으로 기록되고 있다. 결성식에만 30여 기업의 대표가 참석해 ‘강강수월래’식 포즈를 취했다. 예카는 앞으로 회원사를 200개사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
▼사업모델 정착 안된탓▼
업계는 온라인 기업이 이처럼 동맹 결성에 주력하는 이유를 크게 두가지로 해석하고 있다.
첫째 온라인 사업 모델이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무엇이 ‘성공 비즈니스 모델’인지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가능성’이 있는 기업끼리 ‘연계를 선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IBM 신재철사장은 이와 관련, “특히 인터넷 비즈니스 기업들이 불안감을 많이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아군(我軍)을 만들어 놓는 것이 위기의 순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서비스 업체 대부분이 마땅한 수익구조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도 전략제휴를 대형화로 이끄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되도록 많은 회원을 공유함으로써 ‘잠재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독점계약 강압도▼
그러나 이같은 ‘동맹’ 결성 과정에서 일부 대기업들이 중소 벤처기업에게 ‘줄서기’를 강요하는 경우도 없지 않아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벤처기업인 T통신 Y사장은 “사업제휴나 콘소시엄 구성과 관련, 대기업들이 독점적인 계약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때 기술을 팔아야 하는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난처해질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최수묵기자> 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