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거물들 몸집불리기…벤처인수 네트워크 구축

  • 입력 2000년 4월 25일 19시 49분


‘나만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대형 인터넷업체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갖춘 중소형 업체를 자금력있는 선발업체들이 자사의 ‘인터넷 핵우산’ 아래로 끌어들여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라이코스코리아는 25일 화상채팅사이트 오마이러브와 러브헌트에 각각 36억, 28억원을 투자해 지분의 3, 10%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라이코스는 두 회사의 기존 경영권은 그대로 인정하고 운영과 마케팅, 광고 영업권에 대한 비용과 수익을 절반씩 나누기로 했다.

이로써 라이코스는 게시판 bbs포유와 홈페이지 제작업체 트라이포드, E메일업체 깨비를 포함해 자사 네트워크에 모두 5개 업체를 편입시켰다.

라이코스 마케팅팀의 한 관계자는 “올 2월 유상증자로 확보한 560억원의 자금을 이용해 앞으로도 게임 금융 문화 분야 사이트의 지분을 인수, 네트워크를 넓혀갈 계획”이라며 “네트워크로 연결된 각 업체의 마케팅과 영업을 라이코스가 총괄하고 여기서 생기는 이익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형 인터넷업체가 모든 분야의 기술을 스스로 개발하겠다고 나서면 눈깜짝할 사이에 바뀌는 업계 동향에 뒤쳐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네트워크 구축 붐의 이유를 설명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도 현재 인터넷광고대행업체 ‘24/7 미디어코리아’의 지분 35%, 사이버여행사 ‘투어엑스프레스’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또 현대-다음펀드를 통해 스톡캐스터, 데이터 전송업체 인포뱅크 등 12개사에 지분참여하고 있다.

새롬기술 오상수사장도 최근 “새롬을 70여업체를 파트너로 갖고 있는 미국 CMGI처럼 만들고 싶다”고 밝혀 지주회사로의 변신을 예고했다. 즉 3000억원의 여유자금을 통해 전자상거래, 광고 마케팅, 기술파트에 대한 한국 중소규모 업체의 인수합병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한 벤처캐피털리스트는 “대형업체가 중소업체를 인수합병하는 현상은 자연스럽다”면서도 “뚜렷한 시너지효과가 기대되지 않는 데도 불구하고 문어발 식으로 중소업체의 지분을 갖는 경우도 있다”고 대형업체의 네트워크 구축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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