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분석 SW 국내 첫 개발…숭실대교수팀 10년만 개가

  • 입력 2000년 4월 27일 19시 11분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작은 ‘혁명’이 일어났다.

숭실대 정보통계학과 이정진(李廷鎭) 강근석(康根錫)교수팀이 90년부터 연구를 시작, 10년 만인 최근 통계분석 소프트웨어인 ISP(정보통계 프로그램)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ISP는 현재 국내에서 여론조사 분석이나 장단기 경제예측, 기업의 연구개발을 위한 실험설계 등에 주로 사용되는 SAS, SPSS, MINITAB 등 미국산 통계 패키지와 기능과 성능이 거의 비슷한 수준.

통계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컴퓨터와 전산수학, 통계 등 3가지 분야에 고루 실력을 갖춰야 하는데 이를 모두 갖춘 이들이 어느 나라에도 흔치 않기 때문에 그동안 이같은 소프트웨어의 개발은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이교수팀은 밝혔다.

ISP는 기능 자체가 일반인이 접근하기 쉽게 배치됐고 각종 명령어도 한글로 돼 있어 한국인에게 특히 편리할뿐더러 가격대도 미국 통계 패키지의 4분의 1 수준인 50만원대(일반인용)로 저렴, 연간 1000억원대에 이르는 이 분야 국내시장에서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 소프트웨어는 사용자의 특성에 따라 일반인용과 전문가용으로 구분되고 용도에 따라 기업의 품질관리용과 통계교육용으로 나뉘어 있다.

이교수는 “프로그램 하나에 심지어 수억원에 이르는 하이테크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식민지나 다름없다”며 “통계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만이라도 그 격차를 줄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교수팀은 제자들을 중심으로 연인원 50여명과 함께 연구해 왔으며 98년부터 같은 학교 창업지원연구센터 출신 벤처기업 에스링크와 공동으로 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최근 출시했다. 이교수는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미시시피주립대 정보통계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90년 숭실대로 자리를 옮겼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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