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은 2일부터 인터넷경매사이트 ‘삼성옥션(www.samsungauction.com)’을 선보이며 이제 ‘걸음마 단계’인 국내 인터넷 경매시장의 주도권 다툼에 뛰어든다. 등록 물건에 대해 여러 사람이 가격을 불러 최고가격을 제시한 사람에게 낙찰되는 경매 방식을 사이버공간에서 구현한 인터넷경매는 경매과정이 흥미롭고 낙찰가격이 실제 판매가격보다 저렴해 ‘전자상거래의 꽃’이라고 불리는 유망 e비즈니스 부문. 지난해말부터 본격화된 국내 인터넷경매 시장은 올해 2000억∼25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삼성옥션은 대기업의 이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B2C(기업 대 소비자간 거래)에 초점이 맞춰진 경매 서비스. 개인 대 개인간 거래인 C2C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기존 인터넷경매회사들과는 전혀 다른 사업구조를 지닌 점이 특징이다. 즉 대형 제조업체들이 생산한 신제품을 인터넷경매 방식으로 판매하는데 통상 낙찰가격이 인터넷쇼핑몰 판매가격의 80∼90%선에서 형성되는 점으로 미뤄 사실상의 ‘가격파괴 쇼핑몰’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최대 인터넷경매 벤처기업인 옥션(www.auction.co.kr) 관계자는 “기업 신제품의 경우 때때로 절반 가격에 낙찰이 이뤄지기도 한다”면서 “현재 옥션사이트의 B2C 비중이 전체의 5∼10%에 불과하지만 올해안으로 25%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옥션은 기존 전자상거래 회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해온 배송 분야에 집중 투자, 외부 물류회사에 의존하지 않는 직접 배송 시스템을 마련했다.
또 결제수단을 사용이 편리하고 할부가 가능한 신용카드로만 제한해 현행 50%선을 밑도는 낙찰률을 끌어올릴 계획.
삼성옥션은 이밖에 서울 인사동에 현실공간 전시장을 마련, 고가 미술품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으며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등 5개 대학과 커뮤니티 경매도 시작한다.
C2C 전문 인터넷경매 벤처기업 와와(www.waawaa.com)의 이일순 사장은 “대기업인 삼성물산의 인터넷경매 시장 진출로 빠른 시장 확대가 예상되나 의사결정 속도에서 벤처기업이 대기업을 앞서기 때문에 그리 불리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