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社 "도메인 오인-혼동" 말소訴 잇따라

  • 입력 2000년 5월 8일 19시 47분


‘사이버공간의 기업 간판’인 도메인(Domain·인터넷주소)을 다른 기업에게 선점당한 외국 유명회사들의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블록쌓기 완구로 유명한 덴마크의 ‘레고에이에스’와 레고코리아㈜는 8일 ‘legokorea.co.kr’의 도메인을 가지고 있는 국내 장난감 회사 T사를 상대로 “lego 상표가 들어간 도메인 주소를 말소하라”며 상표권 침해금지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원고들은 소장에서 “피고가 ‘legokorea.co.kr’를 등록하여 레고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우리의 영업에 오인이나 혼동을 주는 것”이라며 “이같은 행위는 우리 회사의 상표권과 영업권을 침해하는 행위인만큼 당장 중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명 패션업체인 이탈리아의 살바토레 페라가모도 이날 ‘ferragamo.co.kr’ 사이트를 운영하며 수입의류 등을 판매하고 있는 송모씨를 상대로 같은 취지의 소송을 냈다.

이같은 법률분쟁은 정보화시대에 도메인이 중요한 무형의 자산으로 부각되면서 급증하고 있는데 일부 네티즌들은 “대기업 등이 사이버 공간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기득권만을 지키려는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편 이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도 엇갈리고 있다. 프랑스 샤넬사는 ‘chanel.co.kr’ 사이트에서 향수와 속옷 등을 판매해온 김모씨를 상대로 낸 도메인 말소 청구소송에서 이겼지만 ‘비아그라’를 생산하는 미국 화이저사는 ‘viagra.co.kr’ 사이트에서 칡즙을 판매한 권모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졌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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