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건강학]당뇨-비만땐 사우나 자제해야

  • 입력 2000년 5월 11일 19시 38분


얼마 전 모 의과대학 주임교수가 아침에 동네 목욕탕에 갔다가 돌연사한 적이 있었는데, 최근에도 사우나와 찜질방에서 노인이 잇따라 숨지는 사고가 전해졌다.

온천 문화가 매우 발달된 일본에서는 사우나 중에 사망하는 사고가 우리나라 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일 뿐만 아니라 증가율도 매년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인구가 200여만명인 도지기현에서는 매년 200명 정도가 입욕사고사한다는 발표가 나왔는데 이 숫자는 그 현의교통사고 사망자 수보다 많다.

입욕사고가 느는 것은 인구의 노령화와 연관이 있으며 주로 동맥경화증으로 인한 심장 마비나 뇌혈관 질환 때문에 비롯된다.

지각감각이 떨어진 상태에서 뜨거운 물이 그득한 깊은 욕조에 들어가면 높은 수압 때문에 온몸의 혈관이 압박받아 급격한 혈액순환 장애가 올 수 있다. 오래 입욕하고 땀을 빼면 탈수 현상이 일어나 저혈압이 생겨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물속에서 가벼운 뇌졸중 발작에 의해 잠깐 의식장애가 일어나 물을 먹고 익사 할 수도 있다. 나이들면 균형감각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미끄러운 욕조 바닥에 넘어져서 뇌나 척추 등을 다치기도 쉽다.

따라서 고령자는 반드시 가족과 함께 입욕해야 한다. 또 집안 욕실에는 바닥이 미끄럽지 않게 나무판 등을 깔고 안에서 문을 걸지 않도록 한다.

고혈압, 당뇨, 심한 비만, 숨찬 병이 있거나 가슴 아픈 증상이 있는 사람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허기진 상태나 포식 또는 음주 후, 과로가 극도로 심한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사우나는 좋을 것이 없다. 특히 이 경우엔 사우나에서 냉 온탕을 드나드는 것은 절대로 금해야 한다.

민영일(서울중앙병원 건강검진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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