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쓰던 도메인을 국가명만 바꿔 사용하려고 했는데 이 도메인을 이미 다른 사람이 등록해 버린 것이다.
A사는 중국 도메인 ‘www.○○.cn’이 선점당한 이유를 파악한 결과 소규모 기업이 A사의 중국 진출 사실을 미리 알고 사전에 등록해놓은 것이었다.
A사 관계자는 “도메인은 일종의 상품브랜드와 같아 바꾸기가 매우 힘든 실정”이라며 “돈을 주고 도메인을 구입할 지, 아니면 다른 도메인으로 현지에서 사업을 시작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인터넷기업 B사도 내년 상반기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도메인 등록을 신청했다가 낭패를 봤다. 마찬가지로 회사명 도메인이 중국기업에 의해 등록이 돼 있었기 때문.
모 벤처기업은 일본시장 진출에 앞서 도메인 때문에 요즘 골머리를 앓고 있다. 회사이름과 함께 ‘jp’가 들어가는 도메인이 이미 등록됐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 및 업계에 따르면 중국 일본 기업들이 국내 인터넷기업의 이름을 딴 자국내 인터넷 도메인을 무더기로 선점해 놓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인터넷기업이 아시아시장에 진출하는 데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센터와 업계는 대략 100여개가 넘는 도메인이 선점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도메인을 집중적으로 선점하고 있는 곳은 중국. 중국 신생기업들은 최근 한국의 인터넷기업이 대거 중국 현지에 진출할 움직임을 보이자 집단적으로 도메인을 선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에서는 외국기업이 현지법인을 설립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지 도메인을 등록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같은 사정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는 국내 인터넷기업이 이같은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속출함에 따라 중국과 일본에 조만간 도메인 선점에 대한 국가간 협의를 요구할 방침이다.
<정영태기자> ytce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