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CSN 김홍식(金洪植) 대표이사에게 따라다니는 별명들이다. ‘사이버’라는 용어조차 생소하던 95년 평범한 물류업체에 ‘21세기 사이버 서비스 전문기업’이라는 비전을 제시해 선두기업으로 이끌어낸 경영능력에 대한 찬사다.
한솔CSN은 회원수 200만명을 자랑하는 인터넷 쇼핑몰 ‘한솔CS클럽’과 사이버 물류사이트인 ‘로지스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전문기업. 그가 CSN을 처음 맡은 95년 512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500억원으로 5배 가까이로 늘었다.
“한솔CSN을 맡고 선진국 유통 현장을 찾아다니다가 변화를 감지했습니다. 인터넷이 ‘신기한 것’으로 통하던 시절에 미래의 유통은 인터넷이 지배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죠. ”
‘쇼핑 쿠데타’ ‘이땅의 백화점을 몰아내겠다’는 한솔CS클럽의 ‘과격’한 광고카피가 보여주듯 김대표의 전자상거래의 미래에 대한 신념은 확고하다.
사회분위기 변화도 그의 ‘우군’. “우리나라의 인터넷 쇼핑 시장은 어느때보다 환경이 좋습니다. IMF이후 사회에 진출해 구매력을 갖춘 20,30대 여성들이 인터넷 쇼핑인구로 급속도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코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 인터넷포탈사이트, 대기업,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너나할것없이 전자상거래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 “확고한 배송시스템을 갖추고 남다른 서비스를 제공해서 선두자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수백개의 쇼핑몰 가운데 2,3년 후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은 10개가 안될겁니다. ‘1등만이 살아 남는다’는 인터넷 공간의 원리가 철저히 적용되는 거죠.”
김대표는 특히 ‘오프라인’에 기반을 갖고 있는 유통업체에 비해 온라인 전문업체가 갖는 강점을 강조한다. “전자상거래가 본격화하면 오프라인에 매장과 인력을 유지해야 하는 업체들은 엄청난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온라인 업체들이 가격경쟁력 면에서 앞서갈 수 밖에 없죠. ”
최근 김대표는 ‘e커머스’ 다음에 올 유통산업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동전화를 이용한 전자상거래 ’m커머스’, 디지털TV를 이용한 ‘TV 커머스’에서도 승자가 되기 위해 관련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그는 “결국 인터넷과 m커머스, TV커머스가 모두 통합돼 이 시장에서의 승자가 진짜 승자가 된다”고 말한다.
김대표는 경남 진해 출신.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성그룹에 입사해 비서실 경영개발팀장, 경영개발이사 등을 거쳐 95년부터 한솔CSN의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