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과제는 기존의 씨앗을 통해 작물을 길러내지 않고 무성생식으로 작물의 우수한 품질을 다음 자손 작물에게 그대로 보존되도록 하는 종자 생산방식이다.
미국 뉴욕타임즈지는 최근 이 연구소에서 이뤄지고 있는 무성생식을 이용한 곡물생산 연구 과정을 소개했다. 농무부의 웨인 한나박사가 20년째 몰두하고 있는 연구는 ‘단위생식(apomixis·아포믹시스)’이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유전공학 분야다.
단위생식이란 감귤 부추 검은딸기 등 일부 식물에서 볼 수 있는 무성생식을 이용한 종자 생산방식.
한나박사는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지만 단위생식으로 대를 이어가는 식량이 반드시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그러한 곡식류만 발견한다면 단위생식연구에 큰 진전이 이뤄진다”고 기대했다.
단위생식이 중요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단위생식이 유성생식과정에서 일어나는 단점을 보완해 우수한 곡물 씨앗을 가장 확실하게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성생식은 여러대에 걸쳐 양친으로부터 받은 유전자들을 재조합해 환경에 최적으로 적응하는 후대를 생산하는 생식방법. 그러나 유성생식은 식물의 수분 및 수정과정에서 외부환경의 영향을 받아 더 나쁜 후대가 나타날 수 있는 위험부담이 있다.
따라서 수분과 수정과정을 거치지 않고 종자를 생성할 수 있는 단위생식은 우수한 농업작물 생산에서 필수적인 종자의 균일성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다.
한나박사는“농업에서 단위생식을 이용하면 어떤 특정한 지역환경이나 시장성에 적합한 작물의 뛰어난 품종의 유전자형을 빠르게 고정시킬 수 있어 값싸고 쉽게 품종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위생식은 곡물생산 뿐만 아니라 과일나무나 산림목의 종자번식에도 이용될 수 있고 고추 배추 등 채소작물의 종자생산에도 응용될 수 있다.
한나박사는 “만약 농업에서 이러한 단위생식을 인위적으로 다룰 수 있다면 70년대에 식량생산량을 비약적으로 확대시킨 ‘녹색혁명’보다 더 큰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쌀이 주식인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적은 강수량과 병충해 냉해 등에 잘 버티는 벼 종자를 값싸고 쉽게 생산하려는 목적으로 단위생식이 연구되고 있다.
<정영태기자>ytce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