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광고맨들, 벤처 마케팅 '제2의 라이벌전'

  • 입력 2000년 5월 21일 19시 44분


서울벤처밸리에 국내 광고대행 업체의 양대 산맥인 제일기획과 LG애드 출신이 모여들고 있다.

새 기술을 개발해 창업에 성공하는 것은 대부분 엔지니어 출신인 벤처기업 창업자의 몫. 그러나 기업으로서 틀을 잡아가는 과정에서는 고객 서비스에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하므로 마케팅 전문가 집단인 광고대행사 직원들의 노하우가 빛을 발한다.

한 벤처기업 사장은 “고객은 한번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어느 정도 인지도를 확보한 인터넷 기업일수록 고객의 만족도를 키워주는 게 중요한데 광고업체 출신 직원은 소비자의 정서를 읽는 기술이 있다”며 “앞으로는 인터넷 업계에도 ‘광고쟁이’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할 정도다.

두 회사 출신 직원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이들이 강력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

제일기획은 3월 친목모임 ‘X제일닷컴’(회장 윤기훈·24/7미디어 이사)을 결성, 자체 홈페이지를 개설. 80여명의 회원이 매달 한번씩 모임을 갖고 있다.

LG애드도 17일 ‘엘가요’(회장 손승현·심마니 대표이사)의 5월 정기모임을 갖고 친목을 다지고 있다. 2월에 설립됐고 회원은 38명.

제일기획 쪽엔 강송규 A4대표, 김근선 샬라 대표, 김자영 미즈플러스 대표, 박희운 포트폴리오 사장을 비롯해 안성민 아이비알 부사장, 김대선 새롬기술 이사, 박종현 마크로젠 이사, 이상길 예쓰월드 이사 등으로 쟁쟁하다. ‘선영아 사랑해’라는 광고로 인기를 끈 마이클럽도 제일기획 카피라이터 출신 이진민씨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LG애드측도 목영도 나가요코케이알 사장, 김태윤 애드클릭코리아 사장, 조흥호 한국인터넷빌링 상무, 박건원 옥션 이사, 황기현 디킴스커뮤니케이션 이사, 윤세웅 야후코리아 이사 등이 포진하고 있다. 박건원씨는 “서로 모여 인터넷 업계의 동향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제휴선도 확보하고 있다. 각기 소속조직의 구인난에 대해서도 서로 신경을 써주고 있다””며 “인터넷 기업이 성공하려면 강력한 네트워크가 필요한데 이 점에서 같은 회사 출신인 점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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