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PCS단말기와 통신장비 초음파진단기 초고속통신망 관련 부품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 기반의 정보통신 기업이 인터넷이나 소프트웨어 관련 업체들보다 훨씬 높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정보통신부가 28일 정보통신 중소 벤처기업의 지난해 매출과 수출 등 경영 성과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상위 30개사의 매출은 98년 1조3010억원에서 지난해 2조6376억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커졌다.
정보통신 중소 벤처기업은 자본금 800억원 미만, 상시 근로자 100∼1000명 사이의 정보통신 관련 기업으로 벤처육성특별조치법에 따라 중소기업청에 벤처기업으로 등록한 법인.
▽이동전화 관련 업체의 상승세〓상위 30개사를 보면 PCS단말기를 생산하는 텔슨전자(대표 김동연)가 98년 매출액 747억원에서 지난해 3655억원의 매출로 조사 대상 기업중 1위를 차지했다. 텔슨전자는 특히 해외 시장에 대한 집중 공략으로 98년(152억원)보다 24배 이상 증가한 3600여억원의 수출을 기록했다.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수가 2700여만명으로 늘어나면서 이동전화 단말기 생산업체들이 매출액 상위 10개사중 5개를 차지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 98년 조사에서 매출액 1위를 차지했던 어필텔레콤(대표 이가형)은 지난해 3600억원의 매출을 기록, 2위를 차지했고 모토로라에 단말기를 납품하는 펜텍(대표 박병엽)이 2266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또 유럽의 GSM방식 단말기를 생산하는 세원텔레콤(대표 홍성범)과 스텐더드텔레콤(대표 임영식)이 각각 1500억원과 800억원의 매출로 5위와 8위에 올랐다.
▽인터넷,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 약세〓인터넷 열풍으로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탄생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30개 기업중 인터넷, 소프트웨어 관련 업체는 음성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L&H 코리아(대표 서주철)를 비롯한 8개사에 불과했다. 이는 인터넷 기반 기업 대부분이 확실한 수익 모델이 없고 수출이 아닌 협소한 국내 시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매출액 9위에 오른 L&H코리아의 경우 98년 매출액이 9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79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에는 30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10위를 차지한 다우기술(대표 김익래)은 전자상거래 관련 소프트웨어로 98년보다 두배 이상 증가한 71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밖에 터보테크(대표 장흥순)가 409억원으로 21위, 한글과컴퓨터(대표 전하진)이 342억원으로 24위, 새롬기술(대표 오상수)가 262억원으로 29위에 랭크됐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지난해 수출 실적이 전무해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