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닥터의 건강학]치주과 정종평교수

  • 입력 2000년 6월 6일 21시 11분


서울대 치대 치주과 정종평교수(54)는 혼자 고민하는 법이 없다. 골치아픈 일이 생기면 친구나 선배를 만나 그때 그때 푼다. 연구를 하다가 벽에 부딪쳐도 후배교수와 함께 '돌파구'를 찾는다. 인생은 혼자 푸는 어려운 '숙제'가 아니고 함께 푸는 즐거운 '수수께끼'란게 그의 철학. 그러다보니 술자리가 잦다. 일주일에 평균 2,3일.

덕분에 그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건강을 염려해 가리는 음식은 없다. 보약이나 비타민을 먹지도 않는다. 오전 6시에 일어나 병원앞 목욕탕에서 간단히 사우나한 뒤 출근하고 가끔 주말에 골프를 즐기는 것이 그의 유일한 건강법. 잇몸건강을 위해 담배를 피지 않는다.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조직이 치주. 크게 잇몸(치은)과 잇몸뼈(치조골)로 나뉜다. 잇몸에 염증이 생기면 치은염, 잇몸뼈가 상하면 치주염. 특히 치주염은 35세 이상 성인의 80%가 앓고 있는 국민병. 구강내 세균이 침 음식찌꺼기 등의 퇴적물과 엉겨붙으며 생긴 치태(齒苔·일명 프라그)가 원인. 임플란트(인공치아 이식)도 치주과의 영역. 인공치아의 뿌리를 치주과에서 박으면 보철과에서 인공치아를 심는다는 것.

"정상인은 6개월∼1년, 간질환 당뇨병 등 전신질환 환자는 보름에 한번씩 치태를 제거하는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정교수는 다른 치과 치료와 달리 치주질환은 질병의 원인을 정확히 알고 치료해야 효과가 있는 만큼 치주과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산하 대한치주과학회(02-497-1664)로 연락하면 전문의를 소개해준다.

그는 "의료보험 적용을 받아 저렴한 비용으로 잇몸치료를 받을 수 있는데도 '때'를 놓쳐 치아를 잃어버리는 환자를 볼 때마다 안타깝다"며 치주치료를 먼저 받고 보철치료를 받는 것이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고 귀띔했다.

정교수는 제자를 혹독하게 훈련시키는 만큼 자신에게도 엄격하다. 1992년 잇몸염증을 2,3일만에 치료하는 염증치료제 미노클린 캡슐을 개발한 것으로 시작으로 '그 결과물'을 쏟아냈다. 1995년 생약성분의 잇몸조직 재생용 물질을 개발, 외국으로 수출중이며 1997년에는 후박과 은행잎 추출물을 이용해 잇몸질환을 억제하는 약용 치약을 개발했다. 이듬해에는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성능의 인공치아 개발에 성공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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