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건물이라 중앙집중식 냉방장치를 갖추고 있지만 직원수가 증가하고 서버와 PC 등 열을 발산하는 장비가 늘어나면서 무더위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 추가 에어컨이 가동되기 전인 지난달만 해도 오후 2, 3시가 되면 실내 온도가 섭씨 30도까지 치솟아 업무처리에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 회사 유현경 팀장은 “창문을 열 수 없는 대회의실의 경우 중앙냉방장치가 정지되는 오후 6시 이후 회의를 한 두 시간 동안 진행하면 마치 사우나를 한 듯 머리가 땀으로 뒤범벅이 되곤 한다”고 전했다.
본격 더위를 앞두고 상당수 벤처기업들이 여름나기 준비에 골몰하고 있다. 건물전체를 통제하는 중앙냉방장치만으로는 실내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할 수 없어 대형 에어컨을 구입하고 사무실 곳곳에 선풍기를 설치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벤처가 다른 기업에 비해 더위에 ‘약한’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한정된 사무공간에 비해 직원수가 너무나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데다 인터넷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원수가 증가하는 것과 비례해 서버와 PC 등 전산장비를 계속 도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중앙냉방장치가 중단된 밤 시간에도 늦게까지 사무실에 남아있는 경우가 많아 더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선릉역 부근 윤익빌딩 7층에 자리잡은 인터넷TV서비스 개발회사 인터넷TV네트웍스에는 12대의 선풍기가 쉬지 않고 돌아간다. 두 달 전만 해도 40명이던 직원이 80여명으로 불어나고 전산기기가 추가 도입돼 실내온도가 높아졌기 때문. 7층에 한해 에어컨을 세게 틀어달라고 부탁했지만 여전히 더워 사무실 곳곳에 선풍기를 배치했다.
실내 공기가 잘 회전하도록 바람 흐름을 조정한 뒤로는 한결 시원해졌다고 직원들은 말한다. 임수길 부장은 “365일 쉬지 않고 가동되는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이달말경 에어컨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역삼역 근처에 위치한 벤처인에이블 역시 지난주초 선풍기 3대를 구입해 더위를 달래고 있다. 오후가 되면 시원한 수박이나 아이스크림을 회사가 구입해 함께 무더위를 쫓기도 한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