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엽(安炳燁) 정보통신부 장관은 15일 기자회견에서 “한국통신의 한솔엠닷컴 인수가 한국통신의 가치상승과 이동전화시장의 구조조정으로 국내통신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 2002년 6월까지 한국통신 완전 민영화를 전제로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한국통신의 이계철사장과 한솔그룹의 조동만부회장은 이날 힐튼호텔에서 한국통신 및 한솔엠닷컴의 주요 주주인 한솔그룹 벨캐나다(BCI) AIG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분인수 계약서에 서명했다.
▽인수조건〓이날 맺은 계약에 따라 한통은 한솔엠닷컴 주식의 47.85%(한솔제지 12.9%, BCI 20.97%, AIG 13.98%)인 7500만주의 대금을 현금 25%, 어음 35%로 지급키로 했다.나머지 대금 40% 는 한국통신이 보유한 SK텔레콤 주식과 맞교환한다. 한솔엠닷컴의 주식은 주당 3만6000∼3만9000원선으로 평가됐다. 총 인수대금은 약 3조원. 한국통신은 한국통신프리텔(016)과 한솔엠닷컴을 당분간 독립적으로 운영하되 합병에 따른 법적절차에 6개월이 걸리는 만큼 내년초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사업과 연계해 양사를 합병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통신 민영화에 급류〓안장관은 이날 회견에서“완전민영화에 따른 자율·책임 경영을 위해 전문경영인 영입도 필요하다”고 밝혀 조만간 한국통신 사장을 전문경영인으로 교체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한국통신은 정보통신부 기획예산처 등에 인수 전제조건으로 현재 59%에 이르는 정부의 한국통신 지분을 올해안에 33.4%까지 낮추고 2002년 6월까지 정부지분을 모두 매각, 완전 민영화하는 방안을 내놓았고 정부는 이 안을 받아들였다.
한국통신은 한솔엠닷컴주식과 앞으로 증자한 물량까지 포함, 한솔엠닷컴 총주식의 15%(약 13억달러·약1조5000억원)를 해외에 매각할 예정이다. 또 한국통신 지분 15%(약 60억달러)를 전략적 제휴형태로 외국에 조기매각한다.
▽통신시장 구도변동〓한국통신은 한국통신프리텔, 한솔엠닷컴을 묶는 유.무선분야의 강자로 부상, 통신업계 구도를 바꿔놓게 됐다. 두 회사의 합병은 연말로 예정된 IMT-2000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업계에 크고 작은 편가르기를 예고, 업계 및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한솔엠닷컴과 한통프리텔이 합치면 가입자수는 800만, 시장점유율은 30%로 올라간다. 한국통신의 전망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최소 1000만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게 된다. LG측은 하나로통신 파워콤 온세통신 등 기간통신사업자의 경영권 확보를 통해 세불리기를 꾀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태기자>ebizwi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