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주인공은 네오위즈가 운영하는 인터넷커뮤니티서비스 세이클럽에 사이버경찰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네티즌 강대웅씨(29). 사이버경찰청은 세이클럽이 운영하는 불량회원 자체 감시제도로 저속하거나 음란한 내용을 올리는 회원들을 적발, 경고 조치하는 대화방경찰이다. 동호회원 가운데 관심이 높은 20명이 사이버경찰로 임명돼 약간의 활동비를 지급받고 있다.
강씨는 회원활동을 하면서 용돈도 벌 겸 지난해 11월 사이버경찰 활동을 시작했다.
세이클럽측은 강씨가 사이버경찰 활동을 하면서 가장 논리적이고 효과적으로 의견을 제시해 온 점을 높이 사 책임자인 사이버경찰청장으로 임명한 것.
강씨가 야식배달이 끝난 뒤 하루평균 2∼3시간 사이버경찰로 활동하면서 받은 아르바이트 월급은 고작 15만원. 오후 3시부터 오전 3시까지 하루 12시간 음식배달을 하며 받는 월급 80만원을 합해도 월 수입이 100만원을 넘지 못했다.
강씨는 밤 늦게까지 배달 일을 한 뒤 새벽에 다시 사이버경찰로 활동하는 고된 생활을 체력적으로 견디기 힘들어 올해 4월 좋아하던 사이버경찰직을 사임했다.
세이클럽에서와 같은 동호회 사이트 운영자가 꿈이었지만 현실의 높은 장벽을 넘기는 어려웠다. 차라리 야식배달이나 더 열심히 해 돈을 모은 뒤 직접 야식당을 운영해볼까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활동을 눈여겨보던 세이클럽의 장병규 기술이사가 반가운 E메일을 보내왔다. 정식직원으로 함께 일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였다. 불안정한 야식배달원에서 국내 굴지의 벤처기업에 정식직원으로 채용되는 순간이었다.
장이사는 “그동안 회사도 강씨와 같이 건전한 사고를 가지고 이끌 사람이 필요했다”면서 “학력을 떠나 올바른 생각을 갖고 있고 세이클럽의 자원봉사자 역할을 주도적으로 이끈 점이 마음에 들어 같이 일할 것을 제의했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현재 이전 월급보다 훨씬 많은 월 160만원을 받으면서 서울벤처밸리에 출근한다.
그러나 많아진 월급보다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게 된 것이 더 가슴 뿌듯하다.
강씨는 “유명 벤처기업의 정식 직원이 되어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월급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앞으로 각오에 대해 강씨는 “별다른 욕심은 없고 회원들의 입장에서 애정을 가지고 확실한 커뮤니티서비스를 제공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신일섭<동아닷컴기자>sis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