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는 최근 ‘꿈의 CPU’로 불리는 1㎓ 제품을 인텔보다 먼저 내놓았다. 여기에 AMD칩을 PC에 채택하는 PC메이커들을 모아 ‘AMD패밀리’로 육성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정책으로 세불리기에 나섰다.
1㎓ CPU는 아직 일반 소비자에게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이 부문 기술개발에 큰 획을 긋는 제품. 초당 10억개의 명령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자동차의 엔진으로 따지면 ‘초고성능 터보엔진’과 같다.
AMD는 같은 성능의 CPU ‘윌라멧’을 준비해 놓았던 인텔보다 이틀 빨리 발표해 ‘1㎓ CPU 최초 발표 업체’라는 명성을 얻게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1㎓ CPU 시판을 계기로 CPU 개발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마케팅전략도 예전과 판이하게 다르다. AMD측은 유독 한국시장에서 실패하고 있는 이유를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지 못한데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우선 AMD코리아를 중심으로 이프리넷 컴닥터119 중도전자 H&T 베레컴 한국CNS 유니텍전자 제이스텍 오리온정보통신 전자랜드21 등 20여개 업체가 참여하는 AMD컨소시엄을 구성했다. AMD컨소시엄은 전국에 1000여개의 유통망을 확보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추진한다. 인텔과 똑같이 국내 PC제조업체들에 광고비를 일부 지원해주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인텔의 아성에 AMD가 도전장을 던진 양상이지만 현재로선 AMD가 1㎓ CPU를 장착한 PC를 시장에 내놨고 인텔이 하반기에 ‘윌라멧’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AMD가 일단 한발 앞선 상황.
CPU 경쟁은 이미 지난해말부터 조짐을 보였다. 펜티엄Ⅲ로 확고한 선두에 있던 인텔을 겨냥해 AMD가 펜티엄Ⅲ를 잡을 것을 목표로 애슬론 750㎒ 제품을 지난해 11월 내놓았다.
이 제품은 CPU 설계기술로 보면 펜티엄Ⅲ보다 한단계 높은 제품이다.
인텔은 이에 맞서 12월에 바로 펜티엄Ⅲ 800㎒ CPU를 선보였다. 하지만 올해 2월, AMD가 애슬론 850㎒로 다시 응수했다. 인텔은 5월말 펜티엄Ⅲ 933㎒ CPU를 내놓았고 AMD는 6월 에는 애슬론 1㎓와 950, 900, 850, 800, 750㎒ 제품군을 잇달아 시판했다.
AMD는 올해 세계 시장점유율을 현재의 17%에서 30%로 끌어 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상태.
인텔은 이에 맞서 고성능제품인 ‘윌라멧’의 가격을 낮춰 중저가 PC용으로 공급하는 ‘재뿌리기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태기자>ebizwi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