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닷tv 110억원 도메인 분쟁…국내벤처 소송제기

  • 입력 2000년 6월 30일 19시 28분


‘사이버공간의 주소’인 인터넷 도메인을 둘러싸고 국내 벤처기업과 미국 회사가 110억원대의 대규모 국제 소송에 휘말렸다.

문제의 도메인은 ‘스포츠닷tv(www.sports.tv)’. 원래 ‘닷tv(.tv)’ 도메인은 남태평양상의 조그만 섬나라 ‘투발루’의 국가 도메인이었으나 미국 I사가 투발루에 5000만달러(약 550억원)를 지급하고 10년간 도메인 관리를 허락받았다.

국내 스포츠마케팅 벤처기업 스포츠제로원닷컴은 5월24일 새벽 미국 I사의 웹사이트에서 진행중이던 스포츠닷tv 경매에 참가, 연간 사용료 5000달러(약 550만원)에 낙찰되는 행운을 안았다. 그러나 I사로부터 축하 E메일과 약관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I사는 2시간 뒤 국제전화를 걸어와 ‘프로그램상의 오류로 낙찰을 취소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뒤 이틀이 지나 스포츠닷tv 도메인을 100만달러의 시작가에 다시 경매에 올렸다. 스포츠제로원닷컴의 박광수 사장은 이에 반발해 경매 마감일 다음날인 6월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지방법원에 미국 I사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소송금액은 I사가 시작가로 설정한 연간 사용료 100만달러의 10배인 1000만달러(약 110억원). 닷tv 도메인을 확보하면 최소한 10년은 사업을 해야 하는 점을 감안한 수치다.

박사장은 “축하 E메일까지 보내놓고 일방적으로 낙찰을 취소한 I사의 행동에 분개한다”면서 “스포츠닷tv 도메인을 반드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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