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23일까지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최고경영자 하계세미나에서는 ‘21세기형 경제’의 핵심인 IT와 바이오의 중요성을 강조한 발언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150여명의 기업인 참석자들도 시대조류에 뒤떨어지지 않겠다는 의욕을 보이면서 주제발표를 경청했다. 다음은 IT와 바이오관련 주제발표 요지.
▽손길승(孫吉丞)SK회장〓세계적 변화의 두 가지 핵심적 흐름은 ‘글로벌라이제이션’으로 불리는 세계시장의 통합화와 디지털과 생명공학을 축으로 하는 기술혁명에 따른 새로운 경제의 출현이다. 글로벌리제이션과 기술혁명은 지적자산이 기업의 핵심역량이 되는 지식기반사회로 변모시키고 있다.
디지털혁명은 정보통신사업이라는 거대산업을 일으켰으며 e비즈니스와 경영에 IT를 결합하는 e매니지먼트 활성화를 통해 신경제체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 게놈 해독자료가 상징하듯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바이오산업에 따른 경제적 변화는 엄청나게 클 것이다.
21세기 시장은 경영효율과 속도가 좌우하는 시장이며 새로운 시장의 선점과 변화에 반응하는 스피드가 중요하다. 어떤 식으로 변모할지를 예측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SK는 앞으로 e비즈니스와 생명과학사업 분야에 주력할 것이다. 인재를 잘 활용하고 의욕을 살려주는 경영이 필요하다.
▽이용태(李龍兌)삼보컴퓨터 명예회장〓디지털경제는 한국에 ‘단군이래’ 최대의 기회다. 한국의 인터넷 사용자수는 인구비율로 볼 때 일본 독일 프랑스보다 앞서있고 영국과 비슷하다. 전체주식거래에서 온라인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이 60%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IT는 이를 직접 사업화하는 ‘정보사업’과 IT를 이용해 제조업 농업 서비스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정보화’라는 두 가지 경제적 측면이 있다. IT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1%, GDP성장에 기여하는 비율이 38.3%라는 통계가 보여주듯 정보산업은 한국에서 이미 주력산업이 됐다. 그러나 IT를 다른 산업에 접목해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정보화는 부진하다.
정부는 정보화 촉진을 위해 △초고속 인터넷망을 빠르고 값싸게 공급하고 △모든 국민이 인터넷을 쓸 수 있게 교육하고 △한국을 세계의 소프트웨어 생산기지로 만들며 △기업 정보화를 추진하는 정책을 취해야 한다. 특히 대학입시에 인터넷을 추가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이재형(李在亨)앤더슨컨설팅대표〓IT를 기반으로 하는 신경제체제에서 IT와 네트워크, 인터넷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업과 기업가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새로운 시대의 경영비전은 인터넷 솔루션을 중심 축에 놓고 △고객신뢰도 △획기적 비용감소 △스피드라는 ‘세 마리 토끼’를 추구해야 한다. 특히 새로운 기업모델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준비를 하기 위해 시간을 지체하면 안 된다.
▽황우석(黃禹錫)서울대수의학과교수〓분자생물학이 진전되고 형질전환동물의 복제생산이 실용화되면 의학 및 농축산분야의 기여도가 높아질 것이다. 또 형질전환동물을 이용한 인간대체장기의 개발과 역분화 태아간세포를 이용한 유전자치료용 세포 개발은 특허권과 관련, 국제적 선점이 시급한 분야다. 다만 인간난자로의 복제시도나 유전자조작과정에서 파생할 수 있는 생물학적 오염 등은 적절한 규제와 안전장치를 설정해 오남용을 막아야 한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