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어로 별을 뜻하는 즈베즈다라는 이름의 거주 모듈이 기존의 두개 모듈(소형우주선)에 결합된 것이다. 물론 당장은 거주자가 없이 비어있는 상태이지만 올해 10월말부터 3명의 우주비행사들이 입주해 넉달 가량 생활할 계획이다.
지구를 돌고 있는 수많은 인공위성 가운데 하나인 우주정거장은 특별한 존재다. 바로 인간이 우주라는 험난한 공간에서 살아갈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장소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주공간에는 폐기직전에 있는 러시아의 우주정거장 미르와 미국을 비롯한 16개국이 참여하는 국제우주정거장이 있다.
우주공간은 숨쉴 수 있는 공기도 없고 마실 물도 없는 무중력의 세상이다. 과연 이런 곳에서 사람은 어떻게 살 수 있을까?
▽반소매 차림, 쾌적한 실내〓즈베즈다의 실내공간은 지상에서와 똑같이 질소와 산소가 4대1로 혼합된 공기로 채워져 있다. 우주선의 생명유지장치를 통해 온도와 습도는 반소매차림으로 지낼 수 있을 만큼 쾌적하게 유지된다. 공기가 탁해지거나 냄새가 발생하면 정화장치가 작동된다. 산소는 우주선 안에 보관돼 있는 액체산소로부터 계속 공급된다.
즈베즈다에는 우주승무원들이 비교적 오랫동안 생활할 수 있는 생활공간이 마련돼 있다. 취침시설 화장실 샤워시설 냉장고와 식탁이 갖추어진 주방 등 생활에 필요한 기본시설은 모두 갖춰져 있다. 이외에 승무원들의 건강을 위한 운동기구도 있다.
이 생활공간은 즈베즈다의 선배격인 미르의 거주 모듈을 본떠 제작됐다. 이름만 보아서는 지구상의 일반시설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들 시설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우주선에도 풀코스식사 가능〓가장 큰 관심은 뭐니뭐니해도 식사문제. 우주공간에서는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지상보다 더 크다. 또 무중력상태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면 뼈에서 칼슘이, 근육에서 질소가 빠져나간다. 따라서 우주인들에게 균형있고 영양가 있는 식단이야말로 필수적이다.
우주식은 초기에 소시지맛이 겨우 나는 고무처럼 질이 나빴지만 현재 우주왕복선에는 지상의 풀코스식사와 비슷한 메뉴를 비롯해 1백여가지의 특별요리가 준비돼 있다. 다만 과일 음료수 등과 같이 물기가 있는 음식물은 발사시 무게를 줄이기 위해 진공건조시켜 포장돼 있다. 먹기 바로 전에 수분을 공급해 먹는다.
음식을 먹을 때도 몇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음식물은 무중력상태에서 떠다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식탁에 고정시켜야 한다. 식사할 때는 서든 앉든 고정된 자세가 좋다. 그리고 음식물을 입에 넣을 때는 천천히 조심스럽게 먹어야 한다. 급하게 서둘다가 음식부스러기가 떨어져나오면 공중에 떠다니게 된다.
▽화장실에서 책도 본다〓다음은 배설문제. 무중력상태에서 배설할 경우 공중에 떠다닐 배설물은 어떻게 처리할까? 즈베즈다에 있는 화장실에서는 물이 아니라 공기를 이용해 배설물을 빨아들인다. 물론 용변시 몸은 벨트를 이용해 변기에 고정시킨다. 하지만 용변중에 책을 보거나 창을 통해 지구를 내려다볼 수도 있다.
수면문제는 비교적 간단하다. 무중력상태에서는 지상과 달리 몸에 가해지는 압박이 없기 때문에 훨씬 편안하게 잠을 청할 수 있다.
다만 몸이 움직여 떠다니는 일을 막기 위해 벨트로 고정시키거나 칸막이가 있는 공간을 이용한다.
몇달 동안 우주공간에 머무는 경우 샤워시설은 필수. 샤워시설은 지상과 비슷하다. 원형의 통에 들어가 샤워커튼을 치고 샤워기를 이용해 샤워하면 된다. 이때 공중에 분산되는 물방울은 진공장치를 이용해 빨아들인다. 여기서 나온 오수는 산소발생장치에서 재활용된다.
장기간 우주에 머무는 우주인들은 근육이 늘어지기 때문에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즈베즈다에는 러닝머신과 고정자전거가 비치돼 있다.
<이충환 과학동아기자>cosm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