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라티21]스콧 맥닐리 선마이크로시스템스 CEO

  • 입력 2000년 7월 30일 20시 07분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최고경영자(CEO) 스콧 맥닐리는 반(反) 마이크로소프트(MS) 진영의 선봉장이다.

MS에 대해 그가 남긴 독설은 지금도 심심치 않게 인용된다. 그는 MS의 2인자인 스티브 발머에게 만화제목 ‘비비스 & 버트헤드(멍청이와 바보)’에 빗대어 ‘발머와 버트헤드’라고 서슴지 않고 말했다. ‘편리하고 값싸다’는 PC에 대한 고정관념의 허구성과 빌 게이츠의 독점적 행태를 신랄히 파헤치기도 했다. 지금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빌 게이츠를 ‘독점 이윤을 챙기는 괴물’로 몰아붙이고 있다.

맥닐리는 동부의 공업 지대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의 아버지는 미국 자동차협회 부회장을 지낸 자동차 제조 및 수리 전문가. 공장에 친숙했던 맥닐리는 76년 하버드대 경제학과와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를 마친 뒤 첫 직장으로 일리노이주의 한 트랙터 부속품 제조 공장을 선택했다.

컴퓨터 문외한이었던 그가 컴퓨터업계에 뛰어든 것은 ‘컴퓨터도 결국 만드는 것’이라는 자신감 때문. 81년 워크스테이션 전문 회사인 오니스(Onyx)의 제조담당 매니저로 자리를 옮긴 그는 이듬해 MBA 동료들과 함께 워크스테이션을 상업화하는 회사를 설립한다. 이름은 스탠퍼드 유니버시티 네트워크의 머리글자를 딴 선(SUN).

맥닐리는 84년 선의 CEO가 됐고 얼마 뒤엔 미국 언론들에 의해 최고의 경영자 25인중 한 명으로 뽑혔다.

선 본사에는 PC가 한 대도 없다. 네트워크를 통해 임직원과 4초 안에 온라인으로 의견을 주고받고 한꺼번에 4000명의 직원에게 메일을 보낸다. 팰러앨토에 있는 사옥에선 네트워크라는 이름의 미얀마산 마운틴 도그를 키운다.

오래전 그가 외쳤던 ‘네트워크는 컴퓨터’라는 구호는 지구촌 컴퓨터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면서 현실이 됐다.

모든 컴퓨터는 누구에게도 소유되지 않는 하나의 세계 공용언어로 통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그는 네트워크 컴퓨터 시대에 맞는 새로운 컴퓨터언어 개발에 착수, ‘자바’라는 차세대 언어를 탄생시켰다. 이제 그는 자바가 휴대전화 단말기에서 가전제품에 이르는 모든 전자제품에 탑재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정영태기자>ebizwi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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