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수출 인터넷으로 활로…英文 홈페이지 꼭 만들어야

  • 입력 2000년 8월 1일 18시 41분


섬유기계 부속품 제작업체인 충북 음성군의 세원금속은 최근 인터넷 영문 홈페이지를 통해 싱가포르의 한 무역중개상으로부터 16만달러의 수출 주문을 처음 받았다.

이 회사가 싱가포르 수출 길을 튼 것은 인터넷을 통한 마케팅 덕분. 세원금속의 인터넷 마케팅은 한글 홈페이지를 영문으로 바꾼 뒤 세계 각 국의 무역 사이트 게시판에 회사를 소개하는 내용과 인터넷 주소를 올려놓는 방식이다. 마케팅 방법이 복잡하지 않아 직원 한 명이 일을 전담했으며 비용도 그리 들지 않았다고 회사관계자는 귀띔했다.

휴대용 선풍기를 제작하는 ㈜엔아이티는 최근 인터넷 E메일을 해외 바이어에게 보낸 뒤 일본에 20만달러어치를 수출하게 됐다. 얼굴을 보기 전에는 절대로 수입 주문을 내지 않던 일본 무역상들도 홈페이지에 뜬 제품을 검색해본 뒤 3차례에 걸쳐 E메일 계약을 의뢰했다.

해외에 나가 바이어를 만난 뒤에야 상품을 수출할 수 있었던 중소 제조업체들이 최근 인터넷 수출 마케팅을 통해 수출 물량을 늘리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올해 홈페이지와 전자 카탈로그를 만들어준 564개 중소기업 가운데 31개 업체가 인터넷 마케팅을 통해 2069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이들 업체 중에는 한글로 돼있던 회사 홈페이지만 영문으로 바꿔놓고도 마케팅에서 효과를 본 기업이 적지 않다. 또 무역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타깃 마케팅을 시도해 수출 물량을 크게 늘린 업체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전등 제조업체인 선하인더스트는 회사가 마련한 해외 바이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제품을 구매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어들에게 E메일을 보내는 방식으로 수출 물량을 크게 늘리는 업체. 이 회사는 하루에도 수십 차례 해외로부터 상품 견본을 보내달라는 주문을 받고 어떤 상대방에게 견본을 보낼지 고민하고 있다.

물론 인터넷 수출 마케팅이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거나 조심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엔아이티 박배식사장은 “홈페이지를 마련한 뒤 2년이 지나서야 인터넷을 통한 주문이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홈페이지를 개설한 뒤 올해 400만달러어치의 항균제를 수출한 마이크로사이언스테크 관계자는 “인터넷 활용도가 낮은 유럽과 중국 등에 대한 인터넷 마케팅은 별 효과가 없으며 인터넷을 통해 익명 거래를 하다보면 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물품만 빼 가는 무역 사기에 걸려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중소기업관을 운영하는 중소기업진흥공단(02―769―6593)은 한솔CSN 라이코스 알리바바코리아 등과 공동으로 중소기업의 인터넷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