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한물 간 반도체'까지 떼돈…EDO D램 다시 각광

  • 입력 2000년 8월 2일 18시 25분


‘한물 간 반도체’로 여겨져오던 메모리 반도체 ‘EDO D램’이 삼성전자의 돈주머니를 채워주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중대형 컴퓨터에 주로 사용되는 64메가 EDO D램은 미주 현물시장에서 개당 18.25∼20.34달러의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EDO D램은 올해초까지 10달러 전후에서 가격대가 형성됐으나 3월부터 가격이 오르기 시작, 불과 4개월만에 20달러선까지 올랐다. 전세계 D램 유통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64메가 싱크로너스 D램의 가격이 8∼9달러선인 것에 비하면 2배 이상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 것. 현재 EDO D램은 국내에서는 삼성전자만 생산하고 있으며 해외업체중에도 생산업체가 극히 적다.

EDO D램의 가격이 급등한 것은 전자상거래 붐이 일면서 EDO D램의 주요 사용처인 중대형 컴퓨터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기 때문. 이에 반해 현재 EDO 타입의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극소수여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90년대 중반 데이터 처리 속도가 2배 이상 빠른 싱크로너스D램이 등장하면서 전세계 반도체 업계는 일제히 주력 제품을 싱크로너스 방식으로 전환했다. ‘한물 간’ EDO 타입 제품의 비중은 10% 미만까지 줄여버렸다.

그러나 선마이크로시스템즈를 비롯한 중대형 컴퓨터제조업체에서 속도는 느려도 동작이 안정적인 EDO 타입 제품을 선호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중대형 컴퓨터의 경우 일반 PC에 비해 설계가 복잡한 덕분에기존 설계 방식이 유지되면서 초창기에 사용하던 EDO 타입이 계속 쓰이게 된 것.

초기 모델인 EDO D램이 부가가치가 높고 가격이 안정적이라는 판단으로 계속 생산을 유지했던 삼성전자는 요즘 쾌재를 부르고 있다. D램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판단에 선택한 일종의 ‘포트폴리오’ 전략이 빛을 발한 셈이다. 전세계 EDO D램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측은 현재 싱크로너스와 EDO 타입 제품의 생산 비중을 50 대 50 정도로 유지하며 상황을 즐기고 있다.

D램은 데이터 처리 방식과 속도에 따라 FP(Fast Page), EDO(Extended Data Out) 싱크로너스 방식으로 나뉜다. 일반 PC에는 주로 싱크로너스D램이 쓰인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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