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엄마불륜 '사이버 폭로' 女파출소장 간통혐의 영장

남편이 간통 혐의로 고소하고 친딸이 어머니의 불륜사실을 인터넷에 올려 파문을 일으켰던 ‘여성 파출소장 간통사건’이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8일 간통 혐의로 고소돼 직위해제된 뒤 대기발령 상태인 광주 동부경찰서 전 대인동파출소장인 김모경위(42·여)와 내연의 관계인 이모씨(40·광주 서구 상무동)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경위 등은 9일 오전 영장 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김경위는 지난달 17일과 18일 초등학교 동창생인 이씨의 아파트에서 두차례 성관계를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경위 등이 간통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고소인인 남편(49·A고교 교사)과 참고인인 딸(22·모대학 2년)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날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한 체액 반응 검사 결과 정자는 검출되지 않았으나 딸이 증거로 제출한 침대이불에서 정액 양성반응이 나타나는 등 정황증거로 볼 때 간통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남편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다음날인 지난달 21일 딸이 인터넷의 각종 게시판에 ‘우리 엄마를 고발합니다’란 글을 띄우면서 네티즌들의 논쟁거리가 됐다.

딸이 엄마의 실명까지 밝히며 가정에 대한 무책임과 외도 사실, 공직자로서의 도덕적 문제점 등을 적나라하게 고발한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충격적이었다.

▼네티즌 찬반논쟁 확산▼

네티즌 사이에서는 처음엔 ‘가정을 버린 엄마’를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엄마에게도 행복을 찾을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으나 김경위의 여고동창이 ‘친구의 불행한 결혼생활’을 밝히는 글을 올린 이후 간통죄 존폐 여부에 대한 찬반론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김경위는 순경으로 출발해 매매춘 근절을 위해 노력해온 점 등이 인정돼 광주지역 최초로 여성 파출소장으로 부임하는 등 나름대로 ‘성공의 길’을 걸어왔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