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LG전자와 정보통신을 합병했다. 데이콤과 하나로 통신의 주식을 대거 매입해 최대 주주로 떠올랐다. 시내와 시외 그리고 국제 통신망을 함께 구축한 곳은 LG뿐이다. LG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사업에도 진출키로 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또 한국전력 자회사인 파워콤 지분 매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추세로 가면 LG는 첨단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기업이 될 것이다.
▽돈이 얼마나 들어가나〓문제는 돈이다. IMT―2000 사업에는 정부출연금 1조∼1조3000억원과 자본금 3000억원, 그리고 통신장비 개발과 망설치 등에 1조5000억∼2조원이 들어간다. 파워콤 인수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7월 23일 1차 경쟁 입찰에서는 SK와 포철이 각각 5% 가량의 지분을 낙찰받았다. 낙찰가는 5067억원. 9월중 한전은 ‘전략적 제휴사’에 30%의 지분을 매각할 예정. 이 30%를 취득해야 경영권 장악이 가능하다. 그 대금은 1차 입찰가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1조5000억원에 달한다. LG가 2차 지분 매입에 성공할 경우 늦어도 올해말까지 1조5000억원을 조달해야 한다.
이들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면 2004년까지 어림잡아 4조∼5조원의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 일부에서는 LG가 과욕을 부린다며 자금난의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LG측의 자금 조달 계획〓LG측은 △LG전자의 지분을 필립스에 매각, 이달중 들어올 2000억원의 잔여 대금 △4000억원에 이르는 LG정보통신의 예금 △상반기 LG전자와 정보통신의 경상이익 각각 6300억원과 1100억원 등으로 주식매수비용이 이미 확보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 IMT―2000 사업은 출연금 분납이 가능하며 정보통신의 매수 청구권은 주가만 오르면 오히려 수익을 남길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자금난 우려는 “기우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