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엽기게임 한판에 스트레스 싸~악

  • 입력 2000년 8월 20일 18시 43분


엽기게임 이야기

새롭고 기이한 것을 좋아하는 마음.

호기심(好奇心)이다.

사냥꾼이 사냥감을 쫓듯, 기이한 것만 찾아다니는 것.

그것이 바로 엽기(獵奇)다.

2000년 여름, 대한민국의 네티즌과 게이머들은 인터넷이라는 사냥터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엽기를 즐긴다. 엽기라는 말은 이미 신세대들의 새로운 문화코드가 된지 오래다.

잔혹하고 끔찍한 장면, 얼핏 보기에도 역겨운 상황, 황당하고 썰렁한 유머, 권위에 도전하는 발칙한 생각들, 고정관념을 깨는 엉뚱한 아이디어…. 이 모두가 엽기적인 것으로 통한다.

그러나 엽기의 진짜 매력은 일상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상상력에 있다. 틀을 깨는 즐거움, 상식 밖의 세계에 대한 폭넓은 관심에서 엽기는 출발한다.

자, 서서히 엽기적인 사이트로 들어가 보자.

▽비버스 앤 벗헤드 침 뱉기 게임〓MTV 인기 만화 시리즈의 두 악동 비버스와 벗헤드(엉덩이 머리?)가 나오는 게임. 건물 옥상에서 아래를 지켜보고 있다가, 행인과 자동차에 가차없이 가래침을 뱉는다. 만화체의 그림도 돋보이지만, 너무나 사실적인 효과음은 정말이지 엽기 그 자체다.

▽플라이 팬(Fly Pan)〓추억의 명작 ‘갤러그’를 살짝 비틀어 만든 패러디 게임. 음식 냄새를 맡고 사방에서 날아드는 날파리들을 파리채로 때려잡는 정통(?) 슈팅게임이다. 다양한 아이템(?)과 다채로운 스테이지(?)가 특징. 파리들로부터 카레라이스와 닭다리, 생크림 케이크를 지키자.

▽화풀이 게임〓웹 상에서 애니메이션을 구현할 수 있는 플래시를 이용한 미니 게임. 평소에 싫어하는 사람의 얼굴을 생각하며 속이 시원하게 풀릴 때까지 손을 봐주는(?) 재미가 있다.

▽‘스타크래프트’ 엽기실험〓이제는 너무 많이 해서 지겨워진 스타크. 이제는 좀 그만할 때도 됐건만 아직도 기발한 상상력과 엉뚱한 호기심으로 엽기적인 플레이를 하는 게이머들이 있어 스타크는 여전히 재미있다. SCV 200대와 프로브 200대가 벌이는 치열한(?) 전투를 보자. 절로 웃음이 나온다. 엽기적인 넘들…….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는 서양 속담이 있다.

호기심이든 엽기든 뭐든지 지나치면 좋을 게 없다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틀에 갇혀 있지 않은 자유로운 생각의 문은 늘 열어두자.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일단 뭐든 실현 가능하다는 것, 그게 바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기본정신이지 않을까.

최복규<게임평론가>bkchoi71@hotma 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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