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인간배아서 간세포 배양…국내의료진 세계 첫 개가

  • 입력 2000년 8월 30일 18시 53분


국내 의료진이 세계에서 3번째로 인간의 배아(세포 분열된 수정난)로부터 줄기세포(간세포·stem cell)를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마리아불임클리닉 기초의학연구소(소장 박세필)는 30일 냉동 보관중인 배아로부터 줄기세포를 배양하는데 성공해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줄기세포는 우리몸의 모든 조직으로 자라날 수 있는 만능세포로 뇌가 손상됐을 때 줄기세포를 이식하면 손상 부위에서 건강한 뇌세포가 자라나게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시험관아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여분으로 보관중이던 배아를 이용해 실험했다. 배아는 수정후 5, 6일이 지나 200∼300개 세포로 구성된 배반포기 상태에 이른 수정난이다.

박세필 소장은 “5년 이상 동결 보존됐고 환자와 연락이 안돼 폐기해야 하는 냉동 배아 6개를 실험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배양하는데 성공한 사례는 1998년 미국과 호주에서 각각 1건씩 있었고 이들은 모두 냉동시키지 않은 ‘신선한(fresh)’ 배아를 이용했다.

박소장은 “이번 연구는 냉동된 배아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세계 최초”라며 “보존기간이 끝나 폐기해야 할 배아로 실험했기 때문에 윤리문제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8월 23일 미국 클린턴대통령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인간배아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때 ‘실험허가’를 받은 대상은 폐기될 처지에 놓인 냉동배아로 한정됐다.

김훈기<동아사이언스기자>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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