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서울벤처밸리에서 인터넷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이화여대출신 CEO 10여명이 모여 ‘이화IT(가칭)’를 만들기로 의기투합, 10월 10월 창립대회를 갖기로 했다. 모임날짜도 알기 쉽게 이화(2火) 즉 매월 두 번째 화요일로 정했다.
▼둘째 화요일 정기모임▼
맏언니는 영문과 76학번의 링크인터내셔널 정혜숙사장과 수학과 76학번인 코아링크의 박경애 사장. 영문과 78학번인 이코퍼레이션 김이숙사장, 경영학과 80학번 김해련 패션플러스 사장 등 70, 80년대 학번 8, 9명에 이른다. 웹포러스의 김세은 사장이 93학번으로 막내다. 연락책인 간사는 84학번의 컨텐츠코리아의 이영아사장이 맡기로 했다.
이화IT는 앞으로 인터넷 업계 최고경영자뿐만 아니라 언론계, 관계, 금융계 등 IT와 관련된 업종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동창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회원으로 가입시킬 예정이다.
남성에 비해 사회 ‘연줄’이 부족한 동창들이 ‘이화IT’ 탄생소식에 쌍수로 환영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인터넷업계에서 최대의 여성인맥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인다. ‘보이지 않는 인맥’인 남편까지 가세하면 상당한 인맥을 형성할 전망.
▼학교서도 적극 후원▼
학교측도 적극적이다. 이화여대 장상 총장은 몇몇 회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모임결성을 독려하고 있다. 회원들도 창립대회후 가장 먼저 할 일로 장총장과의 만남을 준비중이다.
굴뚝산업은 물론 좀처럼 여성인맥을 찾아보기 힘든 경제계에서 이처럼 이화인들이 적극적으로 모임결성을 추진하게 된 데는 인터넷사업의 특수성이 크게 작용했다.
인터넷은 말 그대로 ‘네트워크’사업.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고려대 연세대 인하대 등 국내 대학은 물론 미국의 스탠퍼드대학 등 외국대학 동문들도 긴밀한 모임을 갖고 활발한 사업활동을 벌이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제휴마케팅 의욕 넘쳐▼
이코퍼레이션 김이숙 사장은 “남성 경영자들을 보면 금융계 관계에 흩어져 있는 동창들에게 사업초기부터 엄청난 도움을 받는 경우를 자주 본다”며 “앞으로 이화IT가 만들어지면 동창들간에 제휴마케팅도 활발히 전개하고 정보도 주고 받을 수 있어 사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이화IT 멤버들은 이 모임이 단순히 이화여대 동창생끼리만 서로 돕고 살자는 취지가 아닌 또 다른 차원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 모임을 통해 인터넷사업에서 여성들이 얼마만큼 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학교후배들은 물론 인터넷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자신들의 모습이 하나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일종의 사명의식이다.
적어도 ‘여성처럼 일하고 남성처럼 성공하라’는 얼토당토않은 ‘게임의 법칙’이 인터넷업계에서는 자리잡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여성포털인 마이클럽닷컴 이진민부사장이 “인터넷업계에서 여성인맥을 제대로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는 이화인을 키우는 자체만으로도 여성파워를 구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광현동아닷컴기자>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