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거진 경제위기…통신업계 "비상"

  • 입력 2000년 9월 19일 18시 45분


경제위기감이 고조되면서 IMT―2000 사업권 획득, 파워콤 입찰, 해외지분매각 등 각종 현안을 앞둔 정보통신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경제가 각종 악재에 노출되면서 당장 투자재원 마련도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향후 펼칠 신규사업의 전망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사업의 경우 사업자당 투자액이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돼 예비사업자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IMT―2000 다시보기〓 사업권을 따도 단기간에 실속을 챙기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설비 및 통신망 구축과 대중화 시점 도달까지는 시간이 걸려 시장경쟁력은 2005년 이후에나 나타날 수 있다는 것. 국내시장 규모는 서비스가 시작되는 2002년에 120만명, 2004년 1137만명 등 2005년(2085만명)까지 기존 휴대전화 시장에 못미칠 것이란 전망. 이에따라 초기단계에서 사업자간 인수합병을 통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예상이다.

▽지분매각,외자유치 비상〓 국내 통신업체들의 지분매각과 외자유치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SK텔레콤은 IMT―2000 기술표준 결정이 늦어지는데다 주가하락도 겹쳐 NTT도코모와 벌여온 7조원의 외자유치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전력은 이달중 자회사인 파워콤 지분 30%(4500만주)를 2차매각할 계획이지만 1차 매각시 평균단가인 3만2200원선을 유지할지 미지수. 파워콤 지분 30%를 인수하려면 최소 1조45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이 필요해 SK와 LG등 주요 응찰사에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정부 보유지분(59%)중 15%를 올해안에 해외에 매각하려던 한국통신의 민영화 추진계획도 거듭된 주가하락으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PCS 전철을 밟지말자〓한통프리텔 LG텔레콤 등 PCS 3사가 사업개시를 위해 투자한 금액은 총 3조원이상. 그러나 금년 현재 누적적자액 역시 3조원에 달하고 있다.IMT―2000사업의 경우 PCS에 비해 투자비용이 3배이상에 달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하지 못하면 기업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예컨대 한솔그룹은 지난 6월 한통프리텔에 한솔엠닷컴을 3조원에 매각했으나 결국 큰 손실만 보고 철수했다.

이에따라 IMT―2000 예비사업자들은 국가경제는 물론 생존차원에서라도 기지국 공용화 및 공동망 구축 등 중복투자 방지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자당 5000억원 이상의 시설투자가 요구되는 기존 휴대전화 사업자들의 2.5세대(IS―95C)망의 통합작업도 급류를 타고 있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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