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운데 관심을 끄는 것은 서울대 김선기 교수(입자물리학)의 ‘암흑물질 탐색 연구’ 과제이다. 암흑물질은 우주 질량의 90% 이상을 차지하지만, 전혀 보이지 않아 70년 전 존재가 알려진 이래 천문학과 물리학에서 가장 큰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김 교수가 찾는 것은 요즘 유력한 암흑물질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윔프(WIMP)란 소립자이다. 과학자들은 초기 우주에서 생성된 윔프가 붕괴하거나 반응하지 않으면서 지금까지 남아 우주 대부분의 질량을 이루게 됐다고 보고 있다.
김 교수는 세슘과 요오드로 만든 결정의 핵이 윔프와 탄성 충돌할 때 나오는 에너지를 측정해 윔프의 존재를 확인하는 새로운 실험방법을 확립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 교수는 청평양수발전소 지하 4백m 터널 속에 이 결정을 설치하고 그동안 윔프 검출 실험의 타당성을 연구해 왔다. 지하 깊은 곳에서 실험을 하는 이유는 땅이 지상의 환경 방사능을 차단해 줘 정밀한 실험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윔프의 존재를 입증하려면 많은 양의 결정이 필요하다”며 “이번에 받게될 연구비로 우선 내년까지 2백50㎏의 결정을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이를 1t으로 늘려 정밀한 검출 실험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암흑물질의 발견은 우주를 이루는 주요 구성 물질이 우리가 흔히 보는 물질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줌으로써 코페르니쿠스 혁명처럼 인류의 자연 인식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do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