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오프라인 잡자"…자금력 가진 벤처 인수합병 줄이어

  • 입력 2000년 9월 21일 19시 01분


최근 온라인 벤처기업들이 오프라인기업을 인수합병(M&A)하려는 시도가 부쩍 활발해 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창업투자회사인 이캐피탈은 공예품 전자상거래업체인 크리에이티브42와 공예매장을 7개 갖고 있는 우리꼴과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M&A전문업체 라호야인베스트먼트는 코스닥에 상장된 온라인 기업 2곳으로부터 각각 의뢰를 받아 오프라인 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라호야인베스트먼트 하형일(河炯一)이사는 “자금력을 가진 온라인 벤처기업들로부터 오프라인 기업 인수합병에 관한 문의가 매주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포털업체인 다음은 콘텐츠 제공업체 또는 인터넷 서비스회사를 주된 M&A 대상으로 검토해왔으나 앞으로는 오프라인 업체를 인수합병하는 방안도 포괄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온라인업체들이 오프라인기업 인수합병에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일단 수익은 제쳐놓고라도 단기간에 매출 실적을 올릴 수 있기 때문. 특히 유통업체들은 제조업체들에 비해 단기간에 매출을 올릴 수 있어 인수합병 대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인터넷 실시간 자녀관찰 시스템으로 유명한 키즈넷은 3월 전국에 70여개의 완구점을 갖고 있는 그린키드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오프라인 영업점을 인수한 후 월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액이 1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내년 코스닥시장 등록을 추진중이다.

치과재료 전자상거래업체로 출발한 트러스트앤디벨로프먼트는 설립과 함께 전국의 주요 치과재료상 등을 인수해 오고 있다. 합병 초기 이 회사의 매출액은 5000여만원이었으나 최근에는 5억∼1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온라인기업은 시장진입시 마케팅 비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고, 오프라인업체는 재고관리비용 등의 관리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 온―오프라인 합병의 효과”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기업들이 오프라인 업체 인수합병에 관심을 두는 또 다른 이유는 전자상거래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물류 등을 담당할 오프라인 기업이 필요하기 때문.

국내 최대 인터넷쇼핑몰인 삼성몰이 3월 택배회사 HTH에 37억원을 투자해 지분 70%를 확보한 것이 대표적인 예.

라이코스 가종현(賈鐘鉉)사장은 “온라인기업의 오프라인 기업 인수합병은 수직적 업무 확장의 연장선상에서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천광암·성동기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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