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몰려온다"…'日문화 개방' 힘입어 공격적 마케팅 펼쳐

  • 입력 2000년 9월 25일 18시 37분


‘소니가 온다.’

일본 가전제품의 대명사인 소니가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소니의 공식적인 한국 시장 진출은 10년째.

그러나 반일 감정과 높은 수입 관세 등으로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지 못하다가 지난해 수입선다변화 제도 폐지와 올해 일본 문화 전면 개방 등 ‘외부 호재’에 힘입어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 확보〓 25일 소니사의 기무라 게이지 부사장이 방한, 노트북PC ‘바이오(VAIO)’시판 기념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본사 부사장이 직접 찾아와 소니 제품을 설명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케이스. 바이오 노트북PC는 일본 이외의 지역에서는 최초로 현지 언어(한글)운영체계를 채용한 제품으로 다분히 한국 시장을 염두에 둔 신제품이다.

이밖에도 소니는 5월에 이미 평면 TV와 CD플레이어, 디지털 캠코더, 디지털 카메라 등 디지털 가전 39개 제품을 시판한데 이어 DVD플레이어 PC 등으로 제품군을 넓혀놓은 상태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국내 업체들이 가장 긴장하고 있는 부분은 가격. 소니코리아는 가격이 비싸다는 취약점을 최근 본사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미국 말레이시아 중국 등 전세계에서 적절한 가격대의 제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해결, 현재 국내 제품의 105% 수준까지 가격을 낮췄다.

▽수입선다변화 폐지가 최대 기회〓소니코리아의 직원은 현재 200여명으로 최근 5년간 5배 이상 늘었다. 증원된 인력은 대부분 영업직. 이는 수입선 다변화 제도 폐지이후 한국 시장에 대한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98년말 수입이 자유화된 캠코더는 소니 파나소닉 JVC 등 일제의 시장 점유율이 50∼60%에 불과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70∼80%로 점유율이 급등했다. 캠코더 시장의 15%를 점유하고 있는 소니는 2002년까지 점유율을 45%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특히 소니는 온라인 마케팅 활동도 강화, 지난달에 방송용 장비 수준의 최고급 캠코더인 319만원짜리‘디지털 핸디캠VX―2000’을 인터넷으로만 100대 이상을 판매하면서 월 매출액 5억원을 달성했다. 소니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호주 홍콩 등에 인터넷쇼핑몰을 개설한 상태로 올해안에 인터넷을 통한 매출을 전체 매출의 10∼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98년 11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소니코리아는 지난해 2400억원, 올해는 최소 4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는 경영 감시와 업무 집행을 분리하는 탈 일본식 인사제도를 도입하는 등 대변혁기에 있다”며 “이같은 개혁의 분위기 속에서 한국을 소니 재탄생의 시험 무대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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