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천적’인 간 기능 악화〓 연령별 사망원인 1위는 △30대 이하는 교통사고 등 운수사고 △40대는 간경화 간경변 알코올성 간질환 등 간 질환 △50대 이후는 뇌혈관 질환이다.
특히 40대는 간 질환에 의한 사망자가 인구 10만명당 41.4명으로 2위인 운수사고(30.0명)보다 훨씬 높았다. 간 질환과 별도로 분류되는 간암 사망자도 인구 10만명당 23.5명으로 3위였다.
50대도 별로 다르지 않다. 사망원인 1위는 뇌혈관 질환(80.0명)이지만 간 질환(72.4명)과 간암(63.8명)이 2, 3위였다. 간 질환과 간암을 합치면 뇌혈관 질환을 웃돈다.
중장년층에서 간 기능 악화에 따른 사망이 두드러지는 것은 주로 남성 때문. 40대 사망원인 중 비중이 높은 10가지 중 알코올중독의 경우 남자 사망률이 여자의 18배에 이른 것을 비롯해 간 질환(9.4배), 간암(6.5배), 운수사고(4.1배), 심장 질환(3.8배), 당뇨병(3.8배), 자살(3.3배) 등 7개 사인의 남자 사망률이 여자보다 3배를 넘었다. 50대의 10대 사인 중 간 질환과 간암에 의한 남성 사망률은 각각 여성의 5.5배와 5.4배로 1, 2위였다.
전체적으로 남자 사망률이 여자보다 월등히 높은 사인도 알코올중독(18.4배)을 비롯해 식도암(9.3배), 후두암(5.6배), 간 질환(4.2배), 익사(3.8배), 간암(3.3배) 등이다. 반면 여자 사망률이 남자보다 높은 것은 자궁암 유방암 외에 고혈압성 질환과 뇌혈관 질환 정도였다.
▽젊은 층의 자살 증가〓지난해 자살에 의한 사망자는 인구 10만명당 16.1명으로 98년보다는 19.1% 줄었지만 90년과 비교하면 무려 64.3% 늘었다. 통계청은 “IMF 한파 직후였던 98년을 예외로 보면 전체적으로는 급격한 사회환경 변화와 우울증, 알코올중독, 기타 정신장애 증가 등으로 자살 사망률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특히 10∼30대의 젊은 층에서 자살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 연령층에서는 모두 운수사고에 이어 자살이 사망원인 2위를 차지했다. 90년의 경우 10대와 30대의 사망원인 중 자살은 4위였다.
▽암 사망은 종류별로 달라〓90년과 비교하면 폐암 대장암 췌장암 유방암 전립선암에 의한 사망률은 늘어난 반면 위암 간암 자궁암 등의 사망률은 줄어드는 추세. 암에 의한 사망자는 90년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110.4명에서 작년에는 114.7명으로 소폭 늘어났으나 폐암에 따른 사망률은 14.4명에서 22.1명으로, 대장암은 4.5명에서 7.9명으로 늘었다.
폐암 사망률 급증은 노령화와 흡연인구 증가, 대기오염 심화 등에 따른 것. 대장암 췌장암 등은 고지방 음식 섭취와 환경오염물질 증가, 음주 섭취량 증가 때문에 늘어났다. 반면 위암 간암 자궁암 등의 사망률 감소는 조기진단 등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과의 비교〓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방암 자궁암 허혈성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한국이 가장 낮다.
그러나 호흡기 결핵에 의한 사망률은 가장 높고 간암도 남녀 모두 일본 다음으로 높다. 교통사고 사망률은 여자는 1위, 남자는 2위여서 운송분야 안전에서 ‘후진국’을 면치 못하고 있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