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메모를 하지않는 이유는 PDA가 녹음을 하고 있기 때문. 사무실에 돌아가 재생하면 녹음된 내용이 컴퓨터 화면에 글자로 나타난다. 정확도는 약 95%.
지금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런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마치 10년 전 휴대전화를 들고다니는 것이 신기했던 것처럼 PDA가 우리 앞에 다가서고 있다.
서울의 지하철.
회사원처럼 보이는 20대 여성이 PDA를 열심히 들여다본다. 퇴근 전 컴퓨터에서 내려받은 뉴스를 잠깐 본 다음 소설 ‘은하영웅전설’을 읽는다. 30분 뒤에는 PDA가 전자책에서 MP3 플레이어로 변한다. 그야말로 ‘요술주머니’에 다름 아니다.
최근 나오는 PDA 제품들은 ‘주머니 속의 네트워크, 손 안의 컴퓨터’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올해 국내 PDA시장 규모는 366억원. 아직 크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PDA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기술이 실용화되면 PDA를 통해 깨끗한 화질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잘만 하면 이동전화단말기 대신 PDA를 IMT―2000 서비스의 중심 매개체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PDA업체들의 계산. “한국의 소비자들이 어떤 사람들입니까. 절대 전화로 만족 못합니다.”
이런 이유로 PDA업체들은 멀티미디어를 손색없이 구현할 수 있고 고속으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앞다퉈 개발중이다.
싸이버뱅크는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이동통신기기를 내장, 휴대전화 없이도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PDA ‘멀티팜’을 개발, 지난달 발표회를 가졌다.
이 제품은 VGA급(640×480) 해상도의 컬러를 지원하며 음성통화도 할 수 있다.
싸이버뱅크는 브라질 등에 이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SK텔레콤(011)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계획.
엠플러스텍은 이미 판매중인 ‘제스 플러스(ZeSS PLUS)’에 붙여서 무선인터넷을 할 수 있는 CDMA형 ‘제스 폰(ZeSS Phone)’을 개발,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제스 폰은 LG텔레콤(019) 망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으나 앞으로 보다 많은 통신망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엠플러스텍은 이에 앞서 8월 무선모뎀을 장착하면 휴대전화와 연결하지 않아도 무선으로 인터넷 검색과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는 ‘제스패드(Zess PAD)’를 선보였다.
미국 팜컴퓨팅사의 ‘팜(Palm)’ 시리즈와 일본 카시오사의 ‘카시오페아’ 시리즈 등을 수입 판매해왔고 작년 10월부터 한국통신프리텔(016)에 자체개발한 ‘미니웹(MiniWeb)’을 납품해온 세스컴도 무선인터넷단말기를 다음달 내놓을 계획.
98년 12월 토종 PDA ‘셀빅(CellVic)’을 내놓은 제이텔도 무선모뎀이나 바코드 스캐너를 내장한 제품 등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PDA전문 제조업체들 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회사들도 국내 PDA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한국HP는 17일 PDA 신제품 ‘조나다’ 발표회를 가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