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벤처 긴급진단]공멸인가, 공생인가

  • 입력 2000년 10월 24일 18시 33분


“터질 게 터졌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권력과의 유착 등 ‘검은 거래’는 계속 터져 나올 것이다.”

한국디지탈라인 정현준사장의 불법대출사건이 금융감독원에 대한 거액의 뇌물 로비사건으로 비화되면서 벤처기업들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그동안 소문으로 떠돌던 벤처기업인들의 정치권 및 관계 유착설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권력과의 검은 고리를 끊어라〓벤처기업들의 정치권 줄대기 소문은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일부 벤처기업 사장은 “모의원이 우리 회사에 투자를 했다”는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떠들고 다녔다. 정치인들과 사진을 찍으며 ‘얼굴도장’을 찍으려는 구습도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 한 벤처기업가는 최근 미국의 관련업체들을 방문하면서 정부 관계자를 대동, 미국기업인들을 어리둥절하게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처럼 구태의연한 정경유착 행태가 계속되는 한 벤처기업의 ‘자기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파벌주의와 분열을 극복하라〓국내 벤처기업은 작년까지만 해도 이른바 ‘생태계’를 소리 높이 외쳤다. 기업들이 서로 장단점을 공유하고 협력해 어려운 시장을 극복하자는 취지였다. 벤처업계 중견 사장 A씨는 “그러나 이같은 생태계가 금년초 들어 점차 벤처기업간 파벌주의로 변질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벤처업계가 몇몇 돈 있는 기업인들에 의해 ‘줄서기’를 하면서 정치권의 ‘계파정치’를 닮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지연과 학연도 ‘성공요소’가 될 만큼 벤처업계의 계파주의는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분열주의도 경계의 대상이다. 컨설팅업체인 인터넷서클의 홍세원사장은 “창업 동업자간 지분 다툼으로 회사가 쪼개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며 “지나치게 이기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진정한 공생을 모색하라〓전문가들은 벤처업계가 공생하려면 해외시장 개척과 인수합병(M&A)을 해야한다고 꼽는다. 인터네티즈 김종범(金鍾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