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는 휴렛패커드(HP), 포그도그 스포츠(스포츠용품), 와인닷컴, 이토이즈(eToys), 갭스, 타워레코드 등 30여개 고객사들을 대신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현재 한 달에 약 700만건의 e메일을 발송한다.
한국인 2세로 98년 3월 회사 설립후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원투원 마케팅’ 벤처사업가로 떠오른 윌리엄 박(33) 사장. 그는 “‘적절한 시기에 최적의 상품을 가장 적절한(구매 효과가 큰) 고객에게 소개한다’는 것이 업무목표”라며 “각 고객의 인적정보와 과거 구매 행위에서 보여준 성향정보를 종합해 ‘개인화한 e메일’을 발송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9월까지 20만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두 부류로 나눠 와이닷컴이 판매하는 와인 8종의 각기 다른 크기 생산시기, 가격대의 와인에 대해 e메일 마케팅을 실시한 후 효과를 비교했다.
12만명에 대해서는 신상품 정보 등 와인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발송했다. 8만명은 ‘원투원’ 기법에 따라 생일이나 결혼 기념일 등에 맞춰 과거에 구입한 붉은 포도주, 흰 포도주 등 와인종류와 가격대를 달리해 정보를 제공했다. “생일을 맞아 과거에 구입하셨던 A와인이나 맛이나 가격대가 비슷한 B, C 와인을 소개합니다” 등의 메시지도 곁들여졌다.
원투원 기법에 따라 e메일을 받은 그룹은 다른 그룹에 비해 △와인닷컴 사이트 클릭률 25% △사이트 클릭후 구매로의 연결 10% △구매 총액 증가 5% △전달된 1통의 e메일당 회사 수익률 40% 등의 증가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사 낸시 허쉬 마케팅부장은 “각기 다른 품목을 판매하는 회원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원투원 마케팅 기법을 개발중”이라며 “인터넷과 e메일이 경제행위의 중요 수단으로 등장하고 있어 원투원 마케팅의 활용범위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임팩트는 고객회사들을 대상으로 ‘원투원 마케팅’을 대행해 e메일 발송 건수별로 받는 일정액과 구매 상승에 따른 ‘업적 보너스’를 받는다.
이 회사의 수익은 지난해 3분기 190만 달러에서 올 1분기 847만 4000달러로 4배 이상 늘었다. 순익 증가율도 지난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에서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56%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허쉬는 또 “디지털 임팩트가 보내는 e메일은 고객이 e메일을 받겠다고 동의하고 자신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한 사람들에 대해서만 이뤄지기 때문에 광고 메일을 마구 전송하는 ‘스팸메일’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윌리엄 박 사장은 “디지털 임팩트가 보내는 원투원 마케팅에 의한 e메일 반응율은 평균 10∼12%로 ‘진화가 덜 된’ 통상적인 e메일 발송에 대한 반응율 평균 2%에 비해 5,6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미국 조사기관 포레스터 리서치의 웹마케팅 전문가 폴 손더레거는 “광고비를 지출하는 업체의 경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면서도 신상품 등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신속히 알 수 것도 e메일 등을 이용한 원투원 마케팅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원투원 등 e메일 마케팅이 이같은 장점이 있지만 메일을 받을 고객 리스트가 기존 메일 수신 리스트에 비해 적다는 것이 과제이자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자신의 신상정보를 등록하고 자신의 정보를 활용해 메일을 보내도 좋다고 동의한 고객들(옵트 인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 라인을 통해 구입하고자 하는 상품의 모양 등 정보도 제공되기는 하지만 온 라인 정보만으로 구매를 선택할 수 있는 품목이 아직 제한되어 있는 것도 단점이다. 즉 책이나 음반 비디오 등은 온 라인 정보만으로 선택하지만 의류 등 ‘직접 매장에서 눈으로 보고 느끼는’ 상품들도 많기 때문이다. 원투원 마케팅 전문가들은 그러나 개인 사생활을 보호하는 것과 차별화된 마케팅에 대한 고객들의 호응이 높아지면 무작위로 메일을 보내 마케팅을 펼치는 기법은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리콘밸리〓구자룡기자·김상훈KAIST테크노경영대학원교수>bonhong@donga.com
▼ 국내 e메일마케팅 어디까지 ▼
국내에서도 e메일을 이용한 원투원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 업체의 의뢰를 받아 ‘e메일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도 늘고 있다.
98년 8월 국내 처음으로 ‘e메일 마케팅 대행’을 시작한 ‘에이메일’사.
이 회사는 최근 모 인터넷 쇼핑몰 업체로부터 김치냉장고 판촉을 의뢰받아 ‘서울 거주, 20대 후반∼30대 초반, 월 소득 200만원 이상, 가정주부, 기존 온라인 쇼핑몰 구매경험자’ 1만통의 메일을 발송했다. 에이메일의 최윤관 이사는 “의뢰업체가 마케팅후 판매량이 배 이상 늘었다며 ‘해피 콜’을 보냈다”고 말했다. 에이메일은 지금까지 삼성전자 남양알로에 등 800여개 업체의 의뢰를 받아 한달 평균 150만건의 ‘타깃팅 된 마케팅’ 메일을 보내고 있다.
이 회사는 마케팅 의뢰 업체에서 메일 한 통당 100원을 받아 메일을 받는 고객에게 한 통 수신당 50원을 적립하고 1만원이 넘으면 현금을 지급한다. 광고 메일 수신을 수락한 고객에게만 보내기 때문에 ‘스팸메일’과는 다르며 고객들은 정보도 받고 메일 수신료도 받는다.
최이사는 “이같은 e메일 마케팅은 판매업체―마케팅 대행업체―고객이 모두 이득을 보는 윈윈윈 마케팅기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특정 그룹이 아닌 모든 개인에 차별화된 ‘완전한 원투원 마케팅’ 기법 개발이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에는 KT인터넷 등 e메일 마케팅 대행업체들이 늘고 있다. 모든 고객들에게 무작위로 신상품 정보 등을 우편이나 e메일로 보내던 업체들도 이같은 기법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인터넷 사이트에서 배너광고를 대행했던 국내 광고업체들도 e메일을 이용한 원투원 마케팅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 전문가기고/김상용 ▼
많은 사람들이 단골 음식점 한 둘은 갖고 있다. 단골이 되는 주요 이유중 하나로 음식점 주인의 세심한 배려를 빼놓을 수 없다. 때로는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새로운 음식이라며 권하는데 정말로 입맛에 딱 맞는 경우가 있다.
원투원 마케팅은 사실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음식점 주인이 나의 식성과 기호를 파악하여 내가 좋아할 가능성이 높은 새로운 음식을 나에게 권하는 것. 마케팅 관점에서 보면 음식점 주인은 무의식적으로 나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여 개인화 된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는 원투원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보험업계 최고의 생활 설계사들이 고객 개개인에 대한 세심한 배려로 원투원마케팅의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고객과의 일회성 거래에서 탈피해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기법으로 최근 기업의 새로운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는 고객관계관리(CRM) 활동도 인터넷이 출현하기 전부터 우리 생활에 있어왔던 개념이다.
인터넷 시대를 맞아 원투원마케팅 데이터베이스마케팅(DBM) 혹은 CRM 등의 용어가 새삼 강조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인터넷 활용으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에 의한 방대한 양의 고객관련 정보가 구축될 수 있고 이 정보를 활용한 체계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원투원마케팅이 고객의 입장에서 개인화된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고객정보를 확보하는 문제와 확보된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요구사항을 적절히 뽑아내 요구사항에 맞는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고객의 성별, 나이, 주거지역, 직업 등의 일반적인 정보 뿐 아니라 고객이 갖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 등 관련 정보를 확보하고 분석해야 고객의 입장에서 꼭 필요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고객이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서 자신의 개인정보를 상세하게 입력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면 원투원마케팅의 실현은 정보확보라는 첫 단계에서부터 힘들어지게 된다.
확보된 고객 DB를 분석해 고객이 원하는 정보나 서비스를 정확하게 추출하여 제공할 수 있느냐 하는 것도 원투원 마케팅의 해결 과제. 웹사이트 상에서 고객의 행동패턴을 분석하여 관심사항을 끌어내는 로그분석은 이같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광을 받고 있다.
인터넷과 e메일을 수단으로 한 원투원 마케팅은 제품 판매업체는 물론 소비자들의 소비생활에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용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sangkim@kgsm.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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