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자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처’는 미국 듀크대 동물행동학자 스티븐 노위키 교수가 스웨덴에서 휘파람새의 노래와 깃털 길이, 몸무게 등을 조사한 결과를 런던 왕립학회 회보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암컷 휘파람새는 레퍼토리가 다양한 수컷을 좋아한다.
노위키 교수는 “새는 태어나자마자 둥지에서 아버지로부터 노래를 배우게 된다”며 “이는 노래를 잘 하는 수컷이 어렸을 때 영양을 잘 공급받고 잘 길러졌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실제로 레퍼토리가 다양한 수컷이 깃털도 길고, 몸집도 컸다.
그렇다면 암컷 휘파람새가 ‘음치’ 수컷을 만나면 어떻게 생각을 할까. 레퍼토리가 적은 것은 일반적으로 뇌 발달이 잘 안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생각한다.
노위키 교수는 “수컷의 노래 배우기 결과를 평가함으로써 암컷은 상대가 먹이는 제대로 장만할 수 있는지, 천적을 피하고 가족의 영역을 지켜낼 수 있는지를 판단한다”며 “잘 양육된 수컷이 커서도 좋은 아버지가 된다는 것을 암컷은 잘 알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dongho@donga.com